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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눈 높이

by bigmama 2011. 1. 21.

 

 

 

 

 

 

지인들과의 모임에서.

올해로 삼십세가 훌쩍 넘어버린 과년한 딸자식을 가진 엄마들이

딸의 혼사에 부쩍 조바심을 냈다.

사귀는 상대가 없다며 혼처자리를 소개해 달라는데...

 

그간 엄마가 주도하여 여러번 맞선자리가 있었다는데

하나같이 비토를 하며 퇴짜를 놓는지라 속상해 죽겠다는 말에

도대체 이유가 뭐냐고 물어봤더니~

 

중매가 원래 그렇듯이

양가집의 환경,조건 ,상대의 학력,직업등등을

미리 훤하게 알고 난 후 어느정도 마음에 들어 나가는 자리이건만

 

만나본 후 퇴짜의 원인이란것이

키가 작아서 싫다는거야 당연한 이유이고

외모가 현빈처럼 샤프하지 않고 넙데데~한것이 싫다든가

에프터 요청을 문자로 보내는게 '예의'가 없어 싫다든가,

자기 엄마의 생각을 옮긴 남성의 발언이  못마땅하다는 등의

참...우리 기성세대들에게 조차도 기상천외하게 들리는

이유들이었으니...

 

물론 인연이 아니니 그런 느낌을 가졌겠지만

그래도 아들가진 입장에서

듣기 편한 이야기들은 결코 아니었다.

 

그나마 겉으로 드러난 조건들에 만족한 신부감 엄마들은

어떡해든 엮어주려고 애쓰는 모습인데

사람 됨됨이를 고루 알기도 전에

겉으로 드러난 정황만으로도 여지없게 딱부러진 결정을 내리는

요즘의 신부감들이 넘치게 똑똑하고 영악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생각이 옳은건지 우리네 생각이 옳은건지

그것 조차도 판단하기 어려운 현실이지만

기성세대 뺨치는 현실감각으로 중무장된 젊은 여성들이

마냥 이뻐보이진 않은 이유는

내가 예비 시어머니 자리라 그런걸까....?

 

신부감 엄마는 자꾸 사람 좀 소개해달라고 애원하는데

어디 감히 소개할 수 있겠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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