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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아름다운 사람

by bigmama 2011. 5. 25.

 

 

 

 

지인이 있다.

아들 고교때 학교 육성회에서 만났는데

아들이 졸업한 후에도 모임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계속 만나고 있다.

이제는 어느정도 서로를 알게 되어

친구처럼 지내는데...

 

미술을 전공한 그녀는 옷도 감각있게 잘 입었다.

직접 만들어 입기도 하고 리폼도 잘하고...

드레시한 패션을 선호하는 편인데

항상 우아한 스커트 차림으로 바지 입은걸 본적이 몇 번 안된다.

 

모임날.

유독 패션이 화사하게 눈에 띄어 "옷이 이쁘네~~"했더니

베시시 웃으며 한다는 소리가

"이거 5천원 주고 샀어..."이러네.

그 소리를 듣고 다들 깜짝 놀라면서 농담을 주고 받았는데...

 

모임이 끝나고...그 옷가계를 구경시켜 주겠다고 해서

몇몇이 호기심에 따라갔는데

일명,땡처리 물건과 구제물건을 취급하는 조그만 가계였다.

 

옷걸이에 걸려있는 후즐근한 옷가지와

한구석에 쌓아놓은 옷보따리들...

친구는 옷보따리를 헤집으며 열심히 옷을 고르기 시작하는데...

 

그 친구는 일주일에 삼사일은 봉사활동으로 바쁘다.

천주교 신자인 그녀는

독거노인을 위해 음식을 준비해 나르기도 하고

후원하는 고아를 집에 까지 데려와 잠을 재우며 가정을 체험케 하고 있고

홀트회에도 후원을 아끼지 않는다.

 

살림도 꽤 넉넉하고

남편일도 번창하고 자식들도 잘 자라주었고...

그런 친구가 즐겨 입는 옷은 구제였다.

 

한순간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 띵~~했지만

백화점에서 옷 사입기는 너무 아깝더라는 그녀의 아주 명쾌하고 단순한 이유를 들으며 

나도 주섬주섬 옷무더기를 헤집다가

마침내 쓸만한 브라우스 2장을 건졌다.대박!!ㅎ

 

검소한 삶.

봉사의 참모습을 보여준 그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을 그녀를 보며 실감했다.

진정 아름다운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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