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아들의 편지
bigmama
2019. 6. 1. 12:25
그동안 잘 열어보지 않았던 책상 서랍을 정리하다가
큰아들이 군대 들어가면서 보냈던 첫 편지를 발견했다.
훈련소에 들어 가면서 입고 있었던 옷가지를 소포로 받아들던 날,
우체부 아저씨가 건네준 소포를 받아들고
눈물을 줄줄 흘렸었는데..
엄마가 울보인 걸 어찌 알았는지
가지런히 개킨 옷가지 위에 고이 놓여진 하얀 군인용 편지 봉투에
급히 적은 것 같은 글씨로
"절대 울지마요~"라고 쓴 글을 보고는
아예 어깨까지 들썩이며 흐느끼고 울었더랬는데..
아들 둘이 모두 전역한 뒤로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내내 잊고 살다가
서랍을 정리하면서 발견하게 된 편지 뭉치였다.
두 아들 녀석이 군대에서 보냈던 편지들을 읽으며
순간순간 가슴이 울컥하기도 했지만
편지를 읽는 동안 가슴 가득 채워진 따스한 온기를 오래 품고 싶어서
서럽정리는 아예 밀쳐두고
지나간 세월 속에서 한참을 서성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