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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이야기

폭우 속, 강화 나들이

by bigmama 2022. 7. 15.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던 수요일.

공교롭게도 집안 형제 모임이 있어서

강화의 단골집에서 만나기로 했기에 

폭우 속 외출에 나섰다.

집을 나서기 전부터 쏟아지던 폭우는 김포로 접어들면서

잠시 멈칫!

 

 

 

 

안개에 덮여 보이지 않는 바다를 보며

물안개가 일렁이는 초지대교를 건너고,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폭우는 그칠 줄 몰랐다.

음식점 2층에서 바라보이는 돔 형식의 뾰족 지붕이

포르투갈을 연상케 했다.

 

포르투갈 수탉이 먼 이국땅에서

처절하게 비를 맞고 있는 모습을 보니

포르투갈 여행 때 들었던 수탉 이야기가 문득 생각났다.

 

한 청년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임을 당하게 되자

이 청년이 "내가 결백하다면 닭이 울 것이다" 라는 말을 했는데

마을에 닭이 한마리도 없었지만

식탁 위에 놓여 있던 구운 닭이 울었다는,

믿거나 말거나 같은 전설 이야기.

 

 

 

 

이날은 큰형님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한 자리였는데

폭우가 쏟아지는 날의 운치를 기꺼이 즐거워하셨다.

 

 

 

 

교회도 아니고 미술관도 아닌 이곳에

어쩌다 포르투갈 수탉이 자리를 잡게 되었는지..

 

 

 

 

안개 자욱한 텅 빈 갯벌과

묘하게 잘 어울리던 풍경이었다.

 

 

 

 

강화에 올 때마다 갯벌을 덮은 바닷물은 거의 본 적이 없으니.. 쯔!

텅 빈 갯벌에 쏟아지는 폭우가 

물길을 만드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저 멀리서 쪽배 하나가 물안개를 뚫고

금방이라도 물길 따라 나타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무도 없는 휴게실에서 우리끼리 조촐한 촛불파티.

늘 커피를 담당하시는 큰 형님이 더치커피를 많이 챙겨 오셨다.

우리 형제들은 나이 육십을 넘기면서부터

무조건 촛불 한 자루만 켠다.

 

 

 

 

비가 조금 잦아들고,,

 

 

 

 

바로 코 앞에 갯벌이 있었지만 장벽이 가로막아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갯벌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잠시 유순하던 빗줄기가 또다시 성난 모습으로 내리 꽂혔다.

 

 

 

 

그래도

폭우 속을 달리는 기분은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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