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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이야기38

오늘은 동지 동지는 일 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 동지는 새해가 시작되는 작은 설..! 올해는 애동지라서 팥죽을 안 쑨다고 하는데 내가 팥죽을 좋아해서 만들었다. 동지 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 살 먹는 거라는데 나이 먹는 건 싫어. 팥을 삶아서 채에 걸려 팥물 만들기. 요즘에는 삶은 팥을 믹서에 드르륵 갈아서 팥죽을 간편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난 엄마가 해주셨던 옛 방식으로 만드는 게 역시 제일 맛있다. 찹쌀가루와 맵쌀 가루를 섞어서 익반죽 하여 새알심을 만들고, 호롤 하게 팥죽이 완성되면 총각무로 만든 동치미를 곁들여서 냠냠.. 난 순전히 팥죽 때문에 동치미를 만든다. 2023. 12. 22.
밥도둑 박대 조림 대천에 다녀오며 사 왔던 반건조 박대가 있어서 오래간만에 박대 조림을 했다. 박대는 가볍게 씻어서 먹기 좋은 크기로 손질하고, 양념장을 만들고, 냄비에 무를 깔고 손질한 박대를 넣은 후 양념장을 골고루 뿌려주고 양념물이 자작해 질 때까지 졸이면 박대 조림 완성~! 박대는 기름기 없는 흰살생선으로 가자미와 코다리를 합친 것 같은 담백한 맛이어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생선이다. 글찮아도 요즘 체중이 자꾸 불어서 몸이 둔탁해지고 둥실둥실해진 느낌인데 밥도둑 박대 조림 때문에 밥을 많이 먹게 될 것 같아서 괜히 사왔다고 투덜거리면서 만들었어도 맛있게 먹었다. 2022. 6. 2.
매실청 지난 주에 재래시장에 가봤더니 매실이 엄청 쌌다. 이제 끝물이라서 그렇다지만 그래도 그렇지 5킬로에 7천 원이라니.. 매실 키운 농부님 마음이 무척 착잡할 것 같았다. 난 작년에 담근 매실청을 아직도 개봉을 안 했기에 매실이 탐나긴 했지만 올해는 건너뛰기로 했다. 매실청을 거르는 날. 작년 이맘때 담아둔 것이니 1년 만에 개봉하는 매실청이다. 남들은 100일 만에 걸렀다고 하는데 나는 오래전에 특별하게 비법을 가르쳐 주신 분이 계셔서 그분의 조언을 떠올리며 1년을 푹 묵혔더랬다. 매실 건더기는 쫀득쫀득 맛있었다. 이번에는 설탕도 맞춤했고 발효될 때 넘치지도 않았으니 매실청이 제대로 담가진 것 같다. 1년 동안 숙성된 매실청은 그 맛이 깔끔하면서도 깊었다. 매실청을 담그면 건더기를 어찌해야 할지가 늘 고민.. 2021. 6. 22.
송추 가마골 송추 가마골 본점의 본관. 20여 년 전, 이 음식점은 허름한 옛날 기와집이었다. 음식도 푸짐하고 정갈해서 손님들이 늘 문전성시를 이뤘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은 하천 건너편에 신관이 생겼고, 베이커리 카페도 운영하고, 여러 개의 분점을 거느린 대형 음식점이 되었다. 산성계곡을 잠시 산책한 후 이곳으로 달려와 갈비탕으로 저녁 식사를 하였다. 비 그친 후 쌀쌀한 밤기온이 따끈한 국물을 생각나게 했다. (몇 숟갈 먹다가 뒤늦게 사진 생각이 나서 찍은 거임.) 건너편의 신관 모습. 출렁다리를 건너 카페로 가는 길. 이 출렁다리 이름은 선녀교이다. 팬지꽃이 가지런히 피어있는 선녀교. 늦게까지 비가 온 탓인지 의외로 손님이 많지 않아서 덕분에 맘 편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참, 영업 마감시간이 8시 반까.. 2021. 3. 30.
매생이국 간밤에 내린 눈으로 세상이 눈부시게 빛나는 날. 흰 눈을 밟으러 둘레길이라도 걸어볼까.. 싶다가도 오늘은 왠지 선뜻 몸이 움직여지지가 않으니.. 매일 집밥을 먹으려니 별거 아니어도 메뉴가 늘 고민이 되는 요즘. 마침 장 볼 때 매생이 여섯 덩이를 사다가 냉동칸에 보관해 두었기에 매생이국이 생각날 때마다 가끔 끓여 먹는다. 먼저 냄비에 참기름을 넣은 후 다진 마늘과 굴을 넣고 달달 볶은 다음, 다시마를 우려낸 육수를 넣고 한 솎음 끓인다. 육수는 각자 기호에 맞는 국물 농도로 넣으면 되는데 우리 집은 걸쭉한 매생이국을 좋아해서 많이 넣지는 않는다. 처음부터 한꺼번에 물을 많이 잡으면 나중에 수영장이 되어서 구제불능이 될지도 몰라요. 나의 첫 경험담 임..ㅎ 깨끗하게 씻어 놓은 매생이(두덩이)를 냄비에 넣고.. 2021. 2. 4.
봄 향기 마트에 갔는데 냉이가 있어서 냉큼 한 봉지 집어 들었다. 냉이를 다듬는데 풋풋한 흙내음이 어찌나 좋던지.. 저녁 메뉴는 생각지도 안 했던 냉이 된장찌개로 결정. 다듬은 냉이는 대충 썰고~ 두부도 송송.. 멸치 육수에 호박, 양파, 버섯을 넣어 한소끔 끓인 후 된장 풀어 넣고, 두부와 냉이,파를 마저 넣고 보글보글 끓이면 냉이 된장찌개 완성~! 찌개 한 숟가락 입에 넣으니 입안에 봄 향기가 가득하다. 아직도 봄은 천리 밖 멀리 있는데 냉이는 나의 감각을 일깨워 봄을 기억나게 한다. 봄 봄 봄 봄 봄이로군요.. 2021. 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