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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이야기

교외선 일영역에서

by bigmama 2022. 10. 28.

지난여름,

일영역 부근을 산책하며 보았던 풍경.

넓지 않은 논에는

싱그러운 녹색의 벼가 쑥쑥 자라고 있었다.

 

 

 

 

철도 운행이 중단된 교외선 철길은

풀이 쑥쑥 자라 있었고,

 

 

 

 

잡초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철길은

아득한 그리움이었다.

 

 

 

 

오른쪽으로 붉은 지붕의 조촐한 일영역이 보인다.

지금은 폐역이 되어 온기 없는 모습이지만

예전에는 일영유원지로 인해 행락객이 많이 찾던 역이었다.

 

 

 

 

학창 시절에 친구와 셋이서

신촌역에서 교외선을 타고 송추에 갔던 기억!

그 추억을 떠올리다 보니

개망초의 해맑은 얼굴 위로 친구들의 얼굴이 아른거리기도 했다.

 

 

 

 

 

 

옥수수가 한창 꽃을 피우던 지난여름 어느 날,

 

 

 

 

7월의 강렬한 햇빛이 눈부신 듯

해바라기도 살며시 고개를 숙였더랬지.

 

 

 

 

깊어가는 가을에 다시 찾은 일영역.

초록빛이 싱그럽던 벼는 쑥쑥 자라서

눈부시도록 빛나는 황금열매를 아롱다롱 매달고 있었다.

 

 

 

 

우거진 풀 숲이 된 철길을 상상했는데 웬걸..!

말끔하게 이발한 들풀 사이에 놓인 철로가

끝이 보일만큼 선명했다.

 

 

 

 

참 이상도 하지.

한 여름엔 그렇게나 쓸쓸해 보이던 일영 역사였는데

깊어가는 가을 속에서

한결 넉넉하고 편안해 보이던 모습이라니..

 

 

 

 

철길 옆 논은 이미 추수가 끝났다.

 

 

 

 

요즘엔 몸값이 높아져 귀하디 귀하다는 볏짚이 

논을 가득 덮고 있는 모습이

여유롭고 풍요로운 풍경으로 다가왔다.

 

 

 

 

오늘은 세 형제가 만난 날.

신촌에 추억이 많으신 두 형님도

옛 추억을 떠올리며 즐거워하셨다.

 

 

 

 

지금은 추억 속에 묻힌 교외선이지만

교외선을 재개통할 거라고 하니

머잖아 녹슨 철로에도 따뜻한 온기가 흐르는 날이 올 것 같다.

 

 

 

 

깊어가는 가을.

 

 

 

 

 

 

해바라기가 피어 있던 자리에

메리골드가 한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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