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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412

가을비 내리던 장충단 공원 친구들과 남산을 걷기로 했던 날. 고운 단풍 보기는 애저녁에 포기했어도 깊은 가을의 여운을 느끼고 싶어서 택했던 남산길이다. 장충동에서 점심을 먹고 남산을 걷기로 했는데 공교롭게도 비가 내린다는 예보에 일정을 바꾸려다가 일단 동대입구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오후에 내릴 거라던 비는 일찌감치 부슬부슬 내리고.. 장충동에 왔으니 오랜만에 족발을 먹어보자며 족발집을 기웃거렸는데 남편과 수십 년 전에 몇 번 들렀던 족발집이 어디인지 도통 기억이 가물가물.. 친구들과 족발집에 온 건 처음이었다. 이럴 때 막걸리도 먹어보자며 친구가 따라 준 막걸리 한잔을 받아 들고 보니 자유로운 이 나이가 더 좋아진다. 이 날 막걸리 먹은 건 남편에겐 비밀..!ㅋ 식사가 끝나도 비는 계속 내려서 남산길 걷기는 포기하고 옆 빌딩에 있.. 2023. 12. 12.
난지 하늘공원 하늘공원으로 가는 길. 평화의 공원에 당도하고, 평화 잔디광장을 지나고, 금방 하늘다리가 나타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하늘다리까지 가는 길이 생각보다 멀었다. 드디어 하늘다리. 맹꽁이차를 타고 올라가기로 했는데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서 1시간 이상 걸릴 거라는 안내원의 말을 듣고 계단으로 향했다. 올라가는 사람도 많고, 내려가는 사람도 많고.. 처음 이 길을 오를 때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언제 이 계단을 다 올라가나 싶었는데 생각보다 수월하게 올라가서 스스로 놀랬다. 하늘공원에 당도하니 마침 억새축제가 시작되는 첫날이었다. 하늘공원에 가끔 와봤지만 축제 기간에 온 것은 처음이라 잠시 마음이 들뜨기도 했는데 호젓한 분위기를 기대했기에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축제 때문인지 해가 저물어 가는 늦은 오후시간인.. 2023. 10. 28.
한강시민공원 지난주 토요일만 같은데 세월이 어찌 이리도 빠른지 그새 지, 지난주 일이 되어버렸네.. 오전까지 내리던 비가 그치고 햇살이 보이길래 홍제천을 걸어서 한강까지 가기로 했다. 집에서 한강까지 거리가 10여 km가 되는데 가는데만 10km면 조금 무리겠다 싶어 인공폭포에서 산책 시작~! 인공폭포 마당에 축제가 있는 듯 다양한 시설물과 부스가 설치되었다. 폭포 앞 광장은 가을꽃길~! 비둘기는 이제 사람을 피하지도 않고 산책로를 자유롭게 활보하고 다닌다. 코스모스가 한들한들 피어있고, 군데군데 화단을 수놓은 화사한 가을꽃들.. 5Km쯤부터 걸었는데 이제 한강까지 3.5km 남았다. 개천에서 꿈을 낚는 어린 강태공들. 매의 눈이 되어 먹잇감을 찾고 있는 백로. 이 모두가 홍제천의 아름다운 풍경들이다. 드디어 마포구.. 2023. 10. 26.
가을맞이 산책 많이 늦긴 했어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꽃무릇을 보려고 서대문구 안산에 갔던 날. 홍제천 인공폭포 앞에 카페가 새로 생겼다. 전망 좋고~! 분위기 좋고~! 어느새 여유를 즐기려는 시민들의 쉼터로 자리 잡았다. 이젠 홍제천의 명물이 된 인공폭포. 우리는 한눈팔 새 없이 부지런히 안산 자락길로 올라갔다. 꽃무릇 시기를 놓쳐 기대반 포기반의 심정이었는데 언덕배기를 오르니 고운 모습이 보였다. 와..기다려 줘서 고마워~! 초록빛 사이에 점점이 흩뿌려진 붉은 빛깔..! 눈맞춤하며 고운 모습도 찍고~! 근데 올여름 무더위가 많이 힘들었는지 작년처럼 꽃이 많이 핀 것 같지 않았다. 그래도 떨구고 간 과자를 줍듯 꽃무릇을 눈에 담으며 총총.. 내년에는 더 싱싱한 모습일 때 만나자..!! 며칠 후 우이령 가던 날. 한층 .. 2023. 10. 13.
팔당 나들이 연 이틀 비가 내리고 맑게 개인 다음 날. 파란 하늘에 하얗게 피어난 구름이 어찌나 이쁘던지.. 대책 없는 길 막힘도 이쁜 하늘 덕분에 덜 짜증스러웠다. 8월 들어 두 번째 팔당 나들이. 이곳은 팔당에 올 때마다 꼭 쉬어 가는 나의 방앗간 같은 곳. 8월 초에 왔을 때는 연꽃이 딱 한송이 피어 있었는데 오늘은 여러 송이가 보여서 야호~~! 오전만 해도 덥지 않았는데 정오 가까이 되니 햇살이 너무 뜨거웠다. 연잎 아래 숨으면 시원하려나.. 터널을 휘감고 알알이 맺혀있던 연둣빛 머루 열매는 어느새 청보라 빛깔을 머금으며 익어 가고.. 터널 속으로 잦아든 햇살의 상큼함..! 정약용 생가를 지나고.. 북한강은 강렬한 햇살을 받아 더욱 푸르게 빛났다. 불어오는 강바람에 시원한 기운이 설핏 느껴졌지만 뜨거운 햇살 .. 2023. 9. 1.
경복궁역에서.. 지하철 경복궁역.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 탑승구로 내려가는데 스크린 도어가 닫히고 지하철이 출발하는 모습이 보였다. 에구.. 놓쳤다.. 썰물처럼 사람들이 빠져나간 자리에 덩그러니 남은 나! 그 덕분에 시를 읽고 담기가 딱 좋았다. 시를 읽으니 기다리는 마음도 여유로워지고.. 시 다섯 편을 읽으니 지하철이 도착한다는 안내 멘트가 들린다. 산다는 건 또다시 힘차게 페달을 밟는 것..! 2023. 8.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