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렌즈에 담은 이야기

아쉬움에..

by bigmama 2008. 12. 15.

올 가을은 유난히 긴 것도 같고 짧았던 것 같기도 했다.

단풍다운 단풍을 느낄 겨를도 없이 낙엽만이 무성했던 까닭이었으리.

 

붉은 물이 뚝 뚝 떨어질듯한 그런 싱그런 단풍을 갈구했건만

가을로 접어 들면서 심한 가뭄에 고운 단풍이 채 물들기도 전에 말라버려

쫙 핀 다섯 손가락이 아닌 온통 주먹 쥔 손뿐.

 

매번 산행에 나설 때마다 기원했건만

늘 아쉬움의 연속이었지.

올 가을의 산행은 참 애석하고 가슴이 아려왔었다.

그 처연한 아름다움을 보고 싶었었다.

유독 올 가을엔.

 

어쩌다 싱그럽고 투명한 핏 빛을 간직한 단풍 나무를 만나면

나는 환호성을 질러대며 주머니에서 똑딱이를 꺼내들고

우리 남편 잠시 멈추어서 그 시간을 지켜 주었다.

 

헐~ 그러나 저러나 실력이 없으니

무슨 수로 그 고운 빛을 담아내겐냐 마는

그래도...

08년 가을의 단풍은 이랬었노라고

내 창고 한 켠에 채워 놓았었다.

 

이미 사그라져 바람과 함께 가버린  08년의 단풍....

 

 

 

 

 

 

 

 

 

 

 

 

 

 

 

 

 

 

 

 

 

 

 

 

 

 

 

 

 

 

 

  
  

 

 

 

 

'렌즈에 담은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버섯  (0) 2008.12.21
저무는 해  (0) 2008.12.18
노을  (0) 2008.12.16
  (0) 2008.12.16
소나무  (0) 2008.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