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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香..文響..

나뭇잎을 닦다 - 정호승

by bigmama 2015. 8. 30.

  

 

 

 

 

요며칠과 다르게

오늘은 날이 후덥지근하더니 소나기가 내렸다.

천둥소리에 놀랐는지, 빗소리를 듣는지

휴일 오후의 세상은 조용하고...

 

글찮아도 텃밭의 고추가 시들시들했는데

마침 잘되었다..!!

고마워요 소나기님~

 

 



                   저 소나기가 나뭇잎을 닦아주고 가는 것을 보라 


                   저 가랑비가 나뭇잎을 닦아주고 가는 것을 보라

 
                   저 봄비가 나뭇잎을 닦아주고 기뻐하는 것을 보라

 
                   기뻐하며 집으로 돌아가 고이고이 잠드는 것을 보라 


                   우리가 나뭇잎에 앉은 먼지를 닦는 일은  


                   우리 스스로 나뭇잎이 되는 일이다 


                   우리 스스로 푸른 하늘이 되는 일이다 


                   나뭇잎에 앉은 먼지 한번 닦아주지 못하고 사람이 죽는다면

 
                   사람은 그 얼마나 쓸쓸한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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