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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香..文響..

休- 마음의 산책

by bigmama 2018. 1. 23.

 

 

간밤에 내린 눈이 청량하게 느껴지는 날.

야윈 나무들을 마구 흔들며 호기롭게 돌아다니는 동장군 무리들을 잠시 구경하다가..

 

 

 

 

책 한권 꺼내들고..

다람쥐똥 커피를 내리고..

 

 

 

 

향기로운 헤즐넛향에 코와 입이 즐거운 다람쥐똥 커피.

 

 

 

 

책을 펼치고 피천득님의 <수필>이라는 글을 제일 먼저 읽었다.

수필은 청자의 연적이며, 난이며, 학이며,

청초하고 옷맵시 날렵한 여인이 걸어가는

숲속으로 난 평탄하고 고요한 길이라네.

수필은 또 인생의 향취와 여운이 숨어있는 그 길을 걷는 마음의 산책이라고..

 

 

 

 

멋이란 스스로 의식하든 안하든

타인에게 어떤 감응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며

그것이 또한 격을 갖추어야 한다는 이 후란님의 생각에 크게 공감,공감..

 

 

 

 

 

나의 삶이 완전하고 만족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 소중하게 다스려야 한다는 말씀이 가슴에 남았다.

 

 

 

 

 

아무 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이 무소유의 역리라고 했다.

아마도 존재의 삶을 말씀하시는 듯..

 

 

 

 

 

헤르만 헤세는 이렇게 말했다.

노년이 되면 자신의 생각과 힘에 의구심을 갖는 것을 우선 배워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기쁘고 위안이 되는 경험과 체험을 나누어야 한다고 했다.

 

그대신 노인들에게 주어지는 몇가지 선물이 있다고 했다.

그 선물들 가운데 가장 소중한 것은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간직된 기억과

예전과(젊었을 때) 전혀 다른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는

추억의 모습들이란다.

 

숨가빴던 경주에서 벗어나 삶을 관조하며 생활하다 보면 

더 여유로워지고 관대해질 것이며

경청하는 능력을 더 많이 갖게 되니

그런 것들이 노년기 삶의 긍정적인 모습이란 걸.

 

 

 

 

 

시적 정열과 미에 대한 갈구,예술을 위한 예술의 애착이

가장 현명한 일이라는 가르침.

 

 

 

 

 

루이제 린저는 친구라는 단어도 함부로 사용하지 않아서

아주 절친한 여자친구 한명을 제외한 다른 여자친구에게는 동지라고 불렀다고 한다.

똑같이 친구라고 부르는 게 어쩐지 옛 친구를 배신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라네.

 

친구라는 단어가 넘쳐나는 시대에 사는 나로썬

루이제 린저의 일화 한토막이 참 신선하게 다가왔다.

 

 

 

 

 

 

따사로운 겨울빛이 깊숙히 들어앉은 오후.

국내외 수필 2백여편이 담긴 수필집을 꺼내들고

맘에 끌리는 글만 찾아서 몇편 읽었다.

수필은 글이 짧아서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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