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동 언덕길을 올라간다.
이 길은 마치 아리랑 고개를 넘듯
올라갔다 내려갔다 다시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했다.
늦자락의 자줏빛 메리골드가 반기는 언덕길.
언덕길 골목마다 뭔가 이야기가 있는 것 같던 길.
되돌아서 본 언덕길의 가을 끝자락 풍경.
그리곤 내리막길.
한옥체험을 할 수 있는 민박집도 보이고
걸어온 길 다시 한번 뒤돌아 보고
여기는 중앙고등학교 앞 삼거리.
옛터를 지키고 있는 모습을 보며
여고시절의 그리움이 솟아나던 순간이었다.
중앙고가 겨울연가의 촬영지가 된 후
완전히 바뀐 문방구 모습.
한류스타들의 브로마이드만 잔뜩 걸려있네..
이 길은 계동길.
이 길 이름은 고하길이라네.
새로 지어진 이름들은 아주 낯설고 영 뜬금없게 들린다.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볼때면 풍경도 느낌도 늘 더 좋았다.
인생길을 되돌아 볼때도 늘 이랬으면..
고하길을 오르다 보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카페도 있다.
고하길 끝은 가회동에 가닿았다.
이 길 이름은 창덕궁길.
예전에는 많은 관광객들로 정신없이 복잡했던 거리였는데
지금은 관광버스 두대만 달랑.
가수 비와 김태희가 결혼식을 했다는 가회동 성당을 지나고
두대의 버스가 부려놓은 관광객들 때문에
그나마 도로에 활기가 도는 것 같다.
옛 창덕여고 자리였던 헌법재판소 앞을 지나며..
시간도 이 길 위에선 쉬엄쉬엄 지나간걸까..
많이 변한 것 같으면서도 많이 변하지 않은 길.
내년에도 지금의 모습일런지..
아니,
5년 후에는 어떤 모습일런지..
'나들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여름 밤의 라이브 공연 (0) | 2019.06.14 |
---|---|
다산생태공원 (0) | 2019.05.14 |
원서동 (0) | 2018.11.06 |
창덕궁이 바라보이는 카페 (0) | 2018.10.12 |
마장호수 산책 (0) | 2018.1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