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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산행 이야기

등산 예찬

by bigmama 2008. 12. 12.

나에게 여행이란 설레임을 느끼는 것. 그래서 궁극적으론 삶에 활력이 되는 계기가 되지만
등산은 내 자신을 되돌아보는 거울이 되기도 합니다.

 

산행을 할 땐
물론 내 옆이나 앞에서,혹은 내 뒤에서 꼭 함께하는 남편이 있지만,
처음엔 주거니 받거니 가벼운 얘기들을 건네가며 걷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그도,나도 혼자의 마음가짐이 되어
그렇게 걷습니다.

 

젊은 시절엔 너무 힘들어서 못올라가던 산 정상들을 오히려 나이가 들어갈 수록
수월하게 오를 수 있는 이유는 체력이 좋아져서일까?...
아니,아니. 그 동안 자식키우며 살아오면서 겪어낸 시련들과 어려움들로 인해
정신력이 향상되어진 것이고 인내력이 생긴 덕일 터.

 

산행을 시작하면...
처음엔 잡다한 일상들로 꽉 채워진 머리속의 기억들을 칸칸히 음미하며,
정리하며, 또 고뇌도 하다가 ...그러다가 시간이 지날 수록 서서히
퇴색되어감을 느낍니다.

그리곤...


정말로 아무런 생각도 안합니다.
아니, 아무런 생각도 없어집니다. 이런 상태를 무심이라 할런지.

많은 감정의 찌꺼기와 함께 땀을 듬뿍 밷어내고 나면
그처럼 기분좋은 일이 또 있을까요?


물론 모든 운동이 다 그러하지만 맑은 공기와 산의 기운을 받는
등산이 최고인 것 같아요. 제 경우엔.
이젠 밀폐된 공간에서의 운동은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힙니다.

 

잠시 쉬어가는 길목에선 커피 한 잔씩 손에 들고 앉아
귓가를 스치는 바람소리와 알싸하게 코 끝을 스치는 싸늘한 바람 내음을 느끼며...
세삼, 산소의 청량함을 느끼며...
미처 떨어지지못한 앙상하게 마른 나뭇잎들의 화음을 들으며
같이 자연이 되어 뭍힙니다.

 

산을 오르다 보면 근처 산사에서 아련히 들려오는 소리...
중생들이 겪어내는 희,노,애,락의 감정들을 잘 다스릴 수 있도록 좋은 말씀 가득한
명상의 말씀 낭송과 명상 음악들..

 

그 소리를 들으며 한발 한발 내딛는 내 발걸음이 어느 덧 가벼워지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쏴~아하게 정갈하게 되어가는 듯한 그 착각!!
숙연한 마음과 함께 진지한 마음이 되어 그간의 나를 되돌아 보며, 삶을 생각하며
그리고 미래도 생각하게 되지요.

 

그래서
산을 오르는 여정이 즐겁습니다.
잠시나마 마음을 비워내는 저만의 의식을 치루는지라
몸은 무겁고 힘들어도
흐르는 땀과 함께 비워내는,아니 , 나도 모르게 비워지는,
그래서 가벼워 지는 내 마음을 느낄 수 있어서.

그래서 산에 오르는 것이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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