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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보이는데로..

by bigmama 2014. 10. 30.

 

 

 

 

 

이 사진은 지난 여름 어느 날에 카메라를 가지고 놀면서

카메라 내에 있는 필터를 이용하여 찍어 본 사진인데

사물과는 영 느낌도 분위기도 달라서

참 신기해했던 사진.

 

 

언젠가 산행을 하다가

산기슭의 불그스름한 황토가 어찌나 곱고 이쁘던지

와~황토네...흙 색깔이 너무 이쁘다~~하며 감탄을 했더니

앞서가던 울 남편이 흘끔 뒤를 돌아보며 잠시 흙에 눈길을 주더니만

별..생뚱맞다는 표정을 짓길래

참 무감각한 사람이라고 속으로 혀를 끌끌 찼더랬는데...

 

뭣때문이던가 쓰고 있던 썬글라스를 벗다가

퍼뜩 눈에 뜨이던 그 흙빛은 붉지도 곱지도 이쁘지도 않은

아주 평범한 보통 흙이었다.

속으론 어찌나 머쓱하던지...

 

어제,강남에 나가는 길에

가 가로수 단풍이 아주 그윽하고 선명한 가을빛깔로 진하게 물든 풍경이

그저 황홀할 지경이라 단풍빛깔에 잔뜩 취해 달리다가

잠시 썬글라스를 벗었을 때의 그 상대적인 밋밋 느낌이라니...

순간 나도 모르게 머쓱...

 

단풍이 아름답지 않다는 말이 아니구요..

썬글라스를 쓴 눈으로 보는 단풍보다는 덜 하더라는...

썬그라스를 쓰고 다니다 보면

가끔은 이렇게 썬글라스속기도 하더랍니다.

 

컨디션이 좋으면 생각도 달라지듯이

사물은 늘 그 모습 그대로인데

내 감정이 덧칠해지면서

황홀해 보이기도 하고,칙칙해 보이기도 하고,

이뻐 보이기도 하고,추해 보이기도 하고,

부드러워 보이기도 하고,까칠해 보이기도 하고...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보게되는 경우가 다반사이지만

그냥..보이는데로 보아

아무런 왜곡됨도 없고 오해도 없는 온전한 본성을 볼 수 있다고 하네요.

 

그런데,,

이렇게 보이는데로만 볼 수 있어도

깨달음에 이르른 경지라는 말씀이 있는 걸 보면

감정을 가진 우리 인간들에겐 보이는 것을 보는 것도 참 어려운 일인가 봅니다.

 

그렇더라도

가끔은 마음을 드려다 보며

덧씌워진 필터는 없는지

늘 되살펴 봐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마음으로 보면야 온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지만

이 마음에 혹여라도 필터가 덧씌워지면

왜곡되어 보이게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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