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오랜만에 아들과 함께하는 저녁 식탁에서
소주 한잔 곁들여 건배~~!!를 하고
저녁을 먹으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는데..
결혼 준비로 정신없이 바쁘던 아들이
이제 다소 한숨 돌리게 되니
여러 생각에 잠기는 듯 하다.
식사할 때면 식탁을 휘~둘러보고는
엄마..!! 이제 이렇게 밥 먹는 것도 얼마 안남았네...그런다.
왜~~너희 둘이 살게 되면 더 재밌게, 더 맛있는 거 먹을수도 있을텐데...
이렇게 말뜻을 피하긴 했지만
아들의 심정이 헤아려져서
맛있게 식사하는 아들의 얼굴을 애틋하게 바라보게 되더라.
늘 먹었던 엄마표 밥.
우리집은 유난히 한식 차림을 즐겨먹는 집인데다가
특히나 三父子 모두가 빵은 식사축에는 끼지도 않는 식성이다 보니
밥에 대한 애착이 유난히 강한 편인데
늘 접해서 습관같기도 하고 당연한 것이기도 하고
먹기 싫을 때도 먹어야했던 엄마표 집밥이
이제는 어쩌다 먹어보게 될 밥이 되고 보니
밥상 앞에서도 상념이 이는 모양이다.
언제고 어느 때고
만날 수 있고, 볼 수 있고,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세상이라고는 하지만,
늘 엄마곁에 있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되던 시절이 지나
이제는 심정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엄마곁을,
아니,부모와 함께 살던 이 집을 떠나게 된다는 사실에
아들도 만감이 교차하는 모양이다.
맛있던 없던 엄마손맛에 길들여져서
온 몸으로 기억되어 있겠지만
식성 또한 길들여지는 것...
그리하여 언젠가는
제 집밥이 제일 편하고 최고로 생각될 터이지만.
자식에게 있어 엄마가 해 준 밥이란...
엄마의 체취이며, 향기이며, 손길이며, 마음이며 사랑이며...
더 나아가서는
추억이며, 그리움이며,향수로 자리하는 그 무엇이라는 거.
나 역시도 가끔은 미치도록 애타게
그런 추억과 그리움과 향수를 찾을 때가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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