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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시어머니의 남자친구 (2)

by bigmama 2016. 12. 23.

 

 

 

 

 

친구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들은

친구 시어머니의 근황이다.

 

한 아파트의 위,아래층에 사시는 친구의 시어머니와 할아버지는

몇해 전부터 우정을 쌓아오셨는데 일년여가 지난 후에 헤어지셨다고 한다.

그리고 요즘 할아버지에겐 다른사람이 생겼다고 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오래전에 배우자를 잃고 10여년이 넘게 홀로 살아오셨는데

집을 들고 날때마다 가끔 마주치다 보니 자연스레 친구가 되셨는지

두분이 친하게 지내시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는 환호를 했고 

며느리인 내 친구의 엉뚱한 걱정까지 들으며 즐거워 했더랬는데..

 

그러다가 1년여가 지난 언제던가 시어머니가 지나가는 소리로

'바람둥이 같어..'하셨다는데..

 

할아버지는 함께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특히나 여자들)

친절하게 호의를 베푸시는 분이셨다고 하니

시어머니에게 보내는 호의도 별 의미없는 거라고 생각하셨던 것일까..

암튼 그렇게 두분 사이가 조금씩 소원해졌다고 한다.

 

현재 86세이신 할아버지는

집안일을 돌봐주러 오시는 할머니와 특별한 우정을 나누고 계시다고 한다.

할머니의 칠순 생일상도 차려주셨다나 뭐라나..

 

매일보면 없던 정도 생길 판에 70세 젊은? 할머니라니..

우리는 어거지로라도 할아버지를 타박할 말조차 잃고 말았다.

참고로 친구 시어머니 연세는 82세..

 

어쨋거나,

요즘 친구의 시어머니는 활달하게 지내셨던 예전과 달리

아침에 근처의 절에만 잠깐 다녀오신 후 늘 집에만 계신다고 하니

친구의 푸념 속에서 어머니의 내색못하시는 아픔을 느낄 수 있었다.

 

홀로 사시는 어머님을 걱정한 아들내외가 집에 들어와 함께 살게 되니

홀로 사실 때와 달리 자식들 눈도 의식하셔야만 했던 것도

한 이유가 되었을 것 같다.

 

노년의 아름다운 사랑을 몰래 지켜보며 응원하던 우리였기에

어머니의 파토난 사랑 이야기를 들으며 잠시 허탈감에 빠지기도 했지만

할아버지의 사랑만이라도 아름답게 지속되기를 기원했다.

사랑은 누구에게건 소중한 느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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