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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초,텃밭 이야기

애많았네..

by bigmama 2018. 5. 27.

 

 

 

텃밭으로 쓰던 화단을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려준 후

무심하게 지냈더니 몰라보게 퀭~하니 까칠해진 모습이었다.

 

그동안 내 마음의 보석상자이던 곳..

마치 내 마음 속을 보는 것 같아 맘이 안좋아서

게나마 분꽃씨를 뿌렸더니

떡잎이 나오고 본잎도 나오며 제 모양을 갖추기 시작했다.

 

 

 

 

 

 

애지중지 상추를 기르던 자리는

재작년에 한귀퉁이에 메리골드씨를 심었다가 어찌나 왕성하게 번성하던지

차마 상추를 심지 못하고 얘네들에게 땅을 내주고 말았는데

아무런 신경을 안썼음에도

이듬해도 멋지게 꽃을 피워 주어서 어찌나 고맙던지..

 

올해 역시 그렇게 이쁘게 싹이 나리라 생각해서 별 신경도 안쓰고 있었는데

작년과 달리 영 기척이 없길래 살펴봤더니

누가 난화분의 흙들을 이곳에 잔뜩 쏟아 놓았는지

화단이 꽤 두둑해지고 난흙이 무수했다.

아마도 꽃씨가 잠들어 있으리라곤 미처 생각을 못했겠지.

 

여린 씨앗들이 거친 흙으로 깊이 파묻혀 졌으니

무슨 힘으로 이곳을 뚫고 나올 수 있었겠는지..

 

그나마 몇안되는 싹이 깊고 거친 땅을 뚫고 올라와  

힘겹게 서있는 모습을 보니

기쁨보다 애처로움이 앞선다.

잘 자랄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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