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씨를 닮은 마침표>
- 이해인 -
내가 심은 꽃씨가
처음으로 꽃을 피우던 날의
그 고운 설렘으로
며칠을 앓고 난 후
창문을 열고 푸른 하늘을 바라볼 때의
그 눈부신 감동으로
비 온 뒤의 햇빛 속에
나무들이 들려주는
그 깨끗한 목소리로
별거 아닌 일로
마음이 꽁꽁 얼어붙었던 친구와 오랜만에 화해한 후의
그 티 없는 웃음으로
..
..
못 견디게 힘든 때에도
다시 기뻐하고
다시 시작하여
끝내는 꽃씨를 닮은 마침표 찍힌
한 통의 아름다운 편지로
매일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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