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서울의 낮기온은 더이상 겨울이 아닌 것 같았다.
입춘을 넘긴 지금까지도
온 세상을 하얗게 덮으며 내리는 함박눈 한번 못만났는데
어느사이 봄이 훌쩍 가까이 다가온 것인지...
보내야 할 겨울을 생각하며
맞이해야 할 봄을 생각하며
겨울과 봄의 경계를 서성이며 생각나는 시 한편.
< 방문객 >
- 마 종 기 -
무거운 문을 여니까
겨울이 와 있었다.
사방에서는 반가운 눈이 내리고
눈송이 사이의 바람들은
빈 나무를 목숨처럼 감싸안았다.
우리들의 인연도 그렇게 왔다.
눈 덮인 흰 나무들이 서로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었다.
복잡하고 질긴 길은 지워지고
모든 바다는 해안으로 돌아가고
가볍게 떠올랐던 하늘이
천천히 내려와 땅이 되었다.
방문객은 그러나, 언제나 떠난다.
그대가 전하는 평화를
빈 두손으로 내가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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