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살아가는 이야기

미녀들의 수다

by bigmama 2009. 11. 20.

 

 

 

출연자의 적절치 못한 표현이 문제가 되어 네티즌들의 악플이 난무하고
더불어 제작진에게 가해지는 비난과 소송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요즘.

방송하던 날 저녁에 아들과 함께 언뜻 보게 된 프로였다.


중간부터 시청하게 되었지만 토크의 주제가 매우 현실적(?)이어서
머잖아 며느리를 맞게 될 내 입장에서는 아들과 연배가 비슷한
현재 우리나라 여대생들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겠다 싶어 흥미롭게 지켜보았는데...

 

소재 선택부터가 영 못마땅 하긴 했지만 그들의 솔직한 생각을 들으면서
외국 여성들과 확연히 대비되는 사고 방식에다가
오히려 외국여성들의 생각이 참신하고 순수하게 돋보였기에
지켜보는 내내 아쉬움과 안스러움이 교차했었다.

 

아들은 침착하고 흥미진진하게 지켜보더라.
문제의 발언을 들을 때도 헛웃음을 치며 가볍게 넘겼다.
아들 키가 180을 넘었으니 그나마 마음 편하게(?) 시청했을터다.
나 역시 천만다행이다 싶었다.
휴~우...

 

진정 출연자의 도 넘치는 표현만이 문제였단 말인가?
그런 의식이 현 사회 저변에 널리 깔려있음은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터.
개인적인 자리에서나 할 표현을 공중파에서 했다는 것일 뿐.


말을 돌려서 이야기했다 해도
의식까지 달라지는 건 아닌 것이다.

몇 안되는 출연자들의 이야기로 전체를 판단하는 것이 위험스런 일이긴 하지만
현재의 젊은 여성의 가치관과 의식의 흐름이 다소의 차이는 있어도
엇비슷할거란 생각이 들었다.

 

세대에 따라 아름다운 모습도 다르다고 생각한다.
연배에 따른 외모의 아름다움의 느낌도 다르지만
이십대가 사 오십대 연배의 가치관으로 무장한 것도 보기에 거북하고
사 오십대가 사랑을 입에 달고 사는 모습도 보기에 거북하다.

 

이십대 때는
젊은이다운 패기와 맑고 순수한 정신을 가진 모습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더라.
세상을 모르기에 맑고 곱게 세상을 바라볼 수도 있고
아름다운 꿈과 희망을 품을 수 있는 나이.
그래서 순수하게 열정적인 사랑도 할 수 있는 나이.

 

하지만 세상 물정을 속속들이 빤히 꿰뚫고,

영악스러움을 더해서 세속적인 것에 치중하여
아주 능숙하고 교만한 기성세대의 모습을 보이는 건 정말 이뻐보이지 않는데...


오늘의 우리 사회가 외모 지상주의와 물질만능이 판을 치고 있으니
음으로 양으로
우리 어린 딸들이 보고 배웠을 뿐이겠지.

아마도 이 땅의 아들들도 마찬가지일테다.

 

하루에도 이상과 속물의 경계를 수도 없이 넘나드는 나로써는
그들을 무조건 나무랄 수만은 없는 마음.
어쩌면 젊은 그들은

자신을 방어하고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외모와 물질을 선택하는지도 모른다.
순수를 간직하고 살기에는 너무 힘들고 험한 세상이니까...

 

그래도... 씁쓸했다...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작은 재미,긴 인연  (0) 2009.12.08
김장하기  (0) 2009.11.26
첫 눈   (0) 2009.11.16
잃어버린 정  (0) 2009.11.06
남루한 욕심은 아직도...  (0) 2009.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