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한옥마을에 맘 편히 주차를 해놓고
솔내음 누리길을 걷기 위해 이곳까지 20여분 이상을 걸어왔다.
지난번에 우연찮게 이 길을 걸으며
끝마무리가 안되어 어수선한 모습을 보았기에
어떻게 달라졌을지 궁금했는데..
그동안의 가뭄으로 수풀이 수북했던 창릉천에도
오랜만에 맑은 물이 여유로이 흘렀다.
고른 이처럼 가지런히 놓여있던 징검다리는
육중한 몸집임에도 삐뚤빼뚤.
모처럼 맑은 물이 흐르니
찜통더위를 피해 물놀이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이 동네에 매미가 많아서
매미골이라는 지명이 붙여졌다는데
정작 매미 소리는 들리지 않더라는.
지금은 분위기 좋은 카페와 전원주택이 많이 자리하고 있다.
구파발에서 의정부로 가던 옛 마차길.
날씨는 후덥지근했지만
물 흐르는 창릉천을 보니 시원하게 느껴지고,
물놀이에 신이 난 아이들의 청량한 웃음소리가
또 다른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근데 이곳 구간은 영 대책이 안 서는 듯,
빗물이 산책로를 휩쓸고 흐른 흔적이 남아있고
개천을 가득 메운 돌멩이들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
어그러진 징검다리를 깡총깡총 건너고,
방황은 견문을 넓히는데 필수 과정이라고 했던가..?!
처음 걷게 되는 산책로로 접어들며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 호기심 뿜 뿜..!!
말끔하게 닦여진 산책로는 인공적인 모습이었지만
앞으로 나아갈수록
좀 더 자연스럽고, 좀 더 옛스러운 천변의 풍경을 볼 수 있었다.
깨끗한 물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을 볼 땐
나도 첨벙 뛰어들고 싶은 충동이 일기도 했다.
새로운 풍경을 구경하며 걷다 보니
길을 따라 마냥 걷게 되더라는..
인생이라는 길에서도 길 모퉁이를 돌 때마다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모르는 것을..
어쩌면 기회는,
그렇게 새로운 길로 접어들 때 나타날지 모른다.
산책로는 더 이어져 있었지만
돌아갈 길을 생각해서 오늘은 여기까지 탐방.
대로변으로 나오니 천가네 코다리집 앞이었다.
한옥마을로 되돌아가는 길.
이 날, 1만 오천보 넘게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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