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비가 내리던 개천절 날.
세종로에서 열린다는 집회를 잠시 둘러보고
청계천이나 걷자며 시내로 나갔다.
버스를 타고 광화문 광장에서 내리려고 했는데
광화문 도로가 통제되었으니
경복궁역에서 하차해야 된다고
기사님이 친절하게 말씀하신다.
광화문 앞 광장은 축제를 위한 천막이 설치되어 있고
사뭇 한가로운 모습이었는데..
세종로 사거리 쪽으로 갈수록
우산을 받쳐 든 사람들이 서성이는 모습이 보이고
확성기를 통해 연설이 들리기 시작했다.
비는 주룩주룩 내리는데,
우비를 입고 우산을 받쳐 든 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보수 단체 회원들.
청계천으로 건너가려고 했지만
길이 막혀 나갈 수가 없었다.
근처 커피점에 들어가 잠시 휴식.
커피점 2층에서 내려다본 이순신 장군 동상 앞 풍경.
차벽을 이룬 경찰 버스는 광장을 완전히 에워싸고
집회 장소인 동화 면세점 앞으로 건너가지 못한 시민들이
빼곡히 서있다.
뉴스로만 보았던 차벽을 직접 보니 위압감이 느껴졌지만
길을 안내하는 경찰들은 친절했다.
누가 이 분들을
비 맞으며 이 자리에 서있게 만들었는지..
연단에 오른 연사의 연설을 듣는 시민들은 진지한 모습이었다.
우리는 심정적으로 공감하며 잠시 연설을 듣다가
경복궁으로 가기 위해 광장을 떠났는데
마음 한 편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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