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오면 상추의 생명은 끝이라고 했는데
올해 장마는 마른 장마라서 그런지
상추가 고스란히 살아 남았다.
그럼에도,
싱그런 잎새는 더 이상 피어나지 못하고
키만 삐쩍 자라서
허리가 꼬부라진 채 땅바닥에 기대고 있느라 볼품없긴 했지만
뒤늦게 꽃이 피고, 씨앗이 맺히고...
흠..자연의 섭리는 정말 오묘하달 밖에요..
자세히 보니 너도 역시 이쁘구나~~
몇 개월간을 애지중지해가며 정이 들었는데...
서운한 마음에 사진 몇 장 찍고,
얼마간의 씨앗도 받았다.
꽤 많은 씨앗이 맺혀 있었는데
바람결에 몸을 싣고 어디론가로 훨훨~~~
새로운 미지의 세상을 향해 방랑의 길을 떠난 듯...
후~불면 폴폴 날리는...
존재감조차 미비한 이 작은 씨앗 한 톨에도
자연의 순리와 섭리는 고스란히 전해졌을테니...
땅의 보살핌으로 깊이 뿌리를 내린 우리의 삼채는
제 자리를 확실히 잡고 튼실하게 크는 중...
정말 부추같아요..
비록 손바닥만한 땅이지만
잡초마냥 얼기설기 누워 있던 상추를 모두 정리하고 났더니
휑~~~하네...
보는 내 마음도 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