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이었나..
마트에 갔다가 삼채가 눈에 띄길래 한 봉지를 사들고 와서
잔뿌리만 잘라내어
고추장에 매실액 쪼금,식초 쬐금 & 참깨와 참기름을 넣고 살짝 버무려
저녁메뉴인 쇠고기 로스를 해먹으면서 야채에 곁들이니
매콤쌉쌀한 것이 환상적인 궁합이었다.
완전 삼채 맛에 반했음...
뿌리를 잘라내고 남은 밑둥을 어떻게 할까..고민하다가
작은 컵에 물먹인 솜을 넣고 그 위에 삼채 밑둥을 얹어 놓고는
내내 잊고 살았었는데
어느 날 얼핏 눈에 들어 온 밝은 연두빛 싹들...
그리하여 그 싹을 나의 보물상자인 텃밭에 심었다 아닙니까...
연약한 삼채는 한동안 몸살을 앓았다.
그나마 가녀린 잎새는 축 늘어지고 시들시들한 것이
어째 맘이 조마조마스럽고 영영 보내게 되나보다..생각했더랬는데
몇달을 땅의 기운을 받고
잎새가 싱싱하게 살아나더니
뜨거운 뙤약볕에 저절로 눈이 찌그러지는 요즘
삼채는 앙징맞은 꽃을 피웠다..얼쑤~
상추가 심겨진 텃밭 한귀퉁이에서
딱 한포기.
우리집 삼채는 관상용...
상처투성이 생명을 품어서 당당한 모습으로 세상에 서게 한...
이 세상에 땅보다 더 푸근하고 후덕한 것이 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