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만해도 흐렸는데...
양팔을 휘저으며 가는 가을 뒤로
세찬 바람이 따른다.
그나마 몇 잎 안되게 붙어있던 고엽이 맥없이 팔랑팔랑...
바람 덕분인지 하늘은 맑게 개이고...
그새 환한 햇살이 집안으로 깊숙히 들어와 있네...
얼핏 눈에 띈 게발 선인장..
봄빛을 받아 불꽃처럼 피어오르던 잎에는
어느 새 아롱다롱 붉은 꽃봉오리가 맺혀있다.
반가운 마음 중에도
어..얘는 지금 피워도 되는 건가...문득 이런 생각이.
미리 피워낸 뒤 맞이할 정작 꽃다운 시절은 어찌 보내려고...
꽃빛이 볼그스름하게 말간 것이 머지않아 필 것 같다.
이왕이면 첫눈 내리는 날.
툭툭 터져내리며 곱게 피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