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내외가 함께 보자며 예매까지 해놓았다는 영화였는데
갑자기 아들에게 일이 생겨서 아들과의 약속은 취소되었지만
모처럼 영화를 보기로 했던 마음인지라
우리 부부만 집 근처 영화관으로..고고~
우리 둘이 단촐히 영화관을 찾은게 얼마만인지...
<국제시장>..
비극의 한국전쟁이 일어나면서
평화롭던 일가에게 불어닥친 비극..
그리고 아버지를 대신해 어린 가장이 되어 삶의 커다란 짐을 지게 된 소년.
영화는
심신이 짜부러질 듯 무겁디 무거운 삶을 이고지고
고단한 현실을 견디며 헤쳐 나가는
한 사내의 몸부림과 희생과 책임감으로 온통 얼룩져 있다.
트라우마가 된 책임감..
맏이라는 이유로,
맏딸이라는 이유로..
엄마라는 이유로,
아버지라는 이유로..
부모라는 이유로, 자식이라는 이유로...
아마도..그 누군들...
짊어진 버거운 삶이야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똑같겠지만
특히나 버거웠을 역경과 고난의 세월이었을 그 시대..
흥남부두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생이별하는 장면부터
연신 흐르는 눈물을 훔치고 찍어내며..
생존에의 절박함이 내 가슴을 짓누르느라 숨도 쉬지 못하겠던.
나였다면...아마도 낙오되었을거란 생각에 더 무섭고 안타깝고 떨리던 마음이라니...
희망도 지니지 못한 채
눈앞의 힘겨운 현실을 살아내야만 했던,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며 그 속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한 남자의 고단한 일생을 담담하게 그려낸 영화였는데
그에게 지어진 무거운 짐은 결국 그를 살아가게 하는 큰 힘이 되었다는 거.
어쩌다 가슴쓸어 내리며 한숨 돌리는 틈도 잠시..
연이어 흐르는 눈물 콧물을 닦아내는 사이
영화는 끝났다.
영화에는 그의 연거푸 좌절되는 희망과
숨쉴틈없는 고난의 연속이었던 삶의 모습이 전부였지만
아마도 이후 그 남자에겐
잔잔한 평화와, 소소하지만 안락한 행복이 머물었으리라.
영화를 보고난 소감을 말한다면..
살아있음이 축복...!!
살아남음이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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