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생전에
옆집에 놀러가셨다가 보게 된...
그 웅장하리만치 크고 화려한 그 꽃의 자태에 푹 빠지신 후에
볼품없던 선인장 가지 두어마디를 구해오셔서
화분에 쿡 찔러 놓으시고
앞으로 몇 년후면 볼 수 있게 될 그 선인장 꽃을 기대하셨더랍니다.
공작 선인장이었지요.
그 당시 지병이 있으셨는데
그 해에 병세가 더 악화되어 자리에 누우시게 되자
그 선인장이 마음에 걸리셨는지 저에게 주셨습니다.
"네가 이거 가져다 키울래??..."
다른 화초들도 많았는데 유독 이 선인장에 그리 애착을 가지셨을꼬...
그때만해도 별 볼품도 없이 몇마디 뿐이었던 선인장.
전 두말없이 가져와 제 집 베란다에서 키우기 시작했네요.
엄마는
그리고 얼마 뒤...
괴로운 병상의 시간들을 보내시다가
가셨습니다.
몇해가 지났습니다.
볼품없던 모습이 무성하게 가지를 뻗어 지주를 세워주고 묶어주어 가며
모양새를 잡아주니 그럴 듯한 화분이 되었답니다.
그리고,드디어...꽃을 맺기 시작했습니다.
매해 5월 어버이 날 즈음하여 꽃이 핍니다.
유난히 붉고 탐스러운 꽃!
하지만 이 꽃은 생명력이 그리 길지 않습니다.
단 며칠...너무 화려한 탓인가...
난 이 꽃의 이런 속성이 마음에 들진 않네요.
너무 짧아서,너무 아쉽거든요...
올 해도 어김없이 꽃이 탐스럽게 피었습니다.
아마도
우리 엄마는 이 꽃을 보시기 위해
분명히 제 집을 방문하실 겁니다...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