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기 전에 텃밭을 진작 준비해 놨어야 하는데
다른 일들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아무래도 올해는 예년같은 시간적 여유도 없을 듯하여
이번에는 아무 것도 심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웬걸..
홀가분할 줄 알았는데
집을 들고 날때마다 보게 되는 까칠해진 텃밭이 왜 그리 마음에 걸리는지..
잡풀들만 무성한 채 내팽개쳐져
풀죽어 있는 듯한 모습이 애처로워 보이니
무언가를 심어야 땅도 화색이 돌 것만 같은..
그래야 땅도 즐거워 할 것만 같은...
씨뿌리기에는 너무 늦은 듯 하여
모종과 퇴비등을 사려고 늘 다니던 일영의 화원에 갔더니
화원앞 노천에는 온실에서 갓 옮겨진 어린 생명들이 즐비하게 늘어서서
봄빛을 쬐고 있다.
상추 모종을 사려고 나온건데
모종은 조금 이른 듯하여 다음 주에 다시 나오기로 하고
온실 속에서 꽃삼매경에 퐁당...
할미꽃의 연보랏빛이 참 곱다.
성숙한 영혼의 색깔같은..
다알리아의 분홍빛이 어쩜 이리도 고운지...
참 희안한 화초의 꽃..
잎과 꽃이 함께하지 못하나 보다..
화초도 유행을 많이 타는데
올해는 유독 부겐베리아가 많이 나와있는 것 같다.
참 화려하고 고혹적인 부겐베리아..
이 꽃도 참 개성있게 생겼다.
얼핏 무궁화를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이 꽃도 이상야릇...
루돌프 사슴의 뿔을 연상시키는..
한 두그루일 때는 향기가 참 좋게 느껴지는데
많은 쟈스민이 한꺼번에 내뿜는 향기는 별로더라..
마치 한지로 만든 것 같은 부겐베리아의
꽃분홍색 잎이 어찌나 이뻐보이던지 또 사들고 왔다.
요즘은 꽃분홍에 정신이 빠지네...
진분홍빛 꽃잎 속에 핀 하얀색 부겐베리아꽃.
진분홍 꽃잎이 마치 종이같아서
paper flower 라고도 한다네..역시나..
지중해 느낌이 물씬 풍기는..잎이 더 멋진 부겐베리아.
부겐베리아는 반덩굴성 관목으로 브라질이 원산지이며
햇빛을 아주 좋아하고 건조하게 키워야 한다고 함.
추위는 싫어하니 15도 이상에서 키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