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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이야기

덕수궁 석조전

by bigmama 2015. 11. 19.

비가 하루종일 내리는 날.

무용강습도 다 마치지 못하고 부리나케 약속장소인 덕수궁으로 갔다.

덕수궁을 여러번 갔지만 한번도 석조전을 들어가 보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석조전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였기에 모든 걸 다 제치고 참석했다.

(석조전을 관람하려면 사전 인터넷예약을 해야 한다고 함.)

 

연세대 고고학과 교수와 예술원 원장님의 설명을 들으며 덕수궁에 입장.

비내리는 고궁의 가을을 즐기는 사람들이 몇몇 보였지만

고즈넉하고 한적한 분위기였다. 

가을비에 떨어져 내린 낙엽이 수북히 깔린 길..

그 길을 걸으며 석조전으로 향했다.

 

 

 

 

 

 

덕수궁의 대전인 중화전

 

 

 

석조전의 중앙홀에서 바라본 입구.

석조전 내부로 들어가기 전에

준비되어 있는 슬리퍼로 갈아 신어야 한다.

 

 

 

교수님에게서 간단한 주의사항을 듣고..

 

 

 

이곳은 석조전의 귀빈대기실.

 

 

 

 

 

 

 

 

 

서양식으로 꾸며진 접견실.

황실의 문장인 이화문을 가구와 인테리어에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 방은 고종황제의 침실로 계획되었으나

고종은 함녕전에 머물었고 이곳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후에 영친왕이 일본에서 귀국하여 잠시 머물렀다 함.

 

고증사진이 없어서

석조전 전래가구의 옷장이나 세면대에 새겨진 문구를 보고

그 제작사의 카탈로그를 참조하여 황제와 황후의 침실등을 재현하였다니

후손들의 눈물겨운 애씀에 가슴이 찡했다.

 

 

 

 

 

황제의 서재

 

 

 

 

 

황후의 거실.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이 훨~ 잘나왔네요.

 

 

 

이 방은 순헌황귀비의 침실로 계획되었으나

준공직후 황귀비가 별세하여 사용하지 못했다고 한다.

순헌황귀비는 고종의 둘째 부인으로 아들이 영친왕이다.

첫부인은 명성황후..

 

명성황후가 살아계신 동안 황귀비는 궁에 들어오지 못했고(황후가 싫어해서..)

명성황후가 돌아가신 후에야 고종이 불러들였다고 하는데

황제의 성은을 입은 비의 외모치곤 좀 안생기셨다..

 

고종이 사랑했다기 보다

물심양면으로 고종의 조력자 역활을 했던

까닭이었을거라는 교수님의 귀띔..

 

 

 

                                    순헌황귀비의 사진.

 

 

 

황후의 세면실과 욕조.

 

 

 

 

 

 

 

 

 

2층에서 내려다 본 중앙홀.

 

 

 

 

 

대식당.

공식적인 행사 후 만찬은 이곳에서 베풀었다고 함.

황실의 대식당치곤 규모가 작은 것 같으네요.

 

 

 

 

 

 

이후 고종이 승하하신 함녕전과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커피를 마셨다는 정관헌을 둘러보며

지난 한시대의 가슴아픈 역사 이야기를 들었다.

고매하고 외로운 자리에 있던 황제에게 위안이 되었던 쓰디쓴 커피 한잔..

 

 

 

 

 

 

덕수궁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덕수궁을 내려다 보았다.

고종이 즐기셨다는 양탕국(커피)을 마시며...

 

 

 

 

 

 

 

 

석조전은 고종황제를 위해 건축되었는데

정작 고종은 제대로 사용하지도 못하고 옆에 있는 함녕전에서 승하하셨다.

이곳에 배치되어 있는 집기들은 문헌이나 고증사진을 분석하여

직조하거나 설치한 것이라고 하니

황제의 땀과 웃음과 눈물이 베어있지 않은 쇼윈도 황실인 셈이다.

 

서양화된 석조전을 보며 화려한 유럽의 왕궁 모습을 떠올렸는데

영광과 풍요로움으로 대변되는 유럽왕궁과 달리

일제하에서 고뇌의 날들을 보낸 황제의 고독과 쓸쓸함이 느껴져서

맘이 많이 애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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