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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香..文響..

아름다운 사람 / 조재도

by bigmama 2015. 12. 1.

새해 달력을 집안에 걸을때만해도

무슨 보물단지라도 되는 양

맘속으로 소원성취와 무탈의 기원을 드리며 공손하게 모셨는데..

 

두둑하고 묵직한 달력의 무게가 가슴깊이 전해져서

달력의 무게만큼이나 희망도 묵직했던 가슴이었는데..

 

한달 두달..그렇게 속절없이 넘겨진 달들을 뒤로하고

한장만 달랑 남겨진 모습을 보며

허허로운 가슴을 또 쓸어내린다.

이 짓을 몇해째 하고 있는 것인지..

 

새해에는 이런 사람이 되게 하소서..싶은 마음에 옮겨 놓았지만..

곰 되새겨보니

나는..아름다운 사람되기는 영 그른 것 같으네..

 

 

 

 

 

 

 

 

          아름다운 사람 / 조재도

          공기같은 사람이 있다.
          편안히 숨쉴 땐 있음을 알지 못하다가
          숨막혀 질식할 때 절실한 사람이 있다.

          나무그늘같은 사람이 있다.
          그 그늘 아래 쉬고 있을 땐 모르다가
          그가 떠난 후
          그늘의 서늘함을 느끼게 하는 이가 있다.

          이런 이는 얼마 되지 않는다.
          매일같이 만나고 부딪치는 게 사람이지만
          위안을 주고 편안함을 주는
          아름다운 사람은 몇 안된다.

          세상은 이들에 의해 맑아진다.
          메마른 민둥산이
          돌틈을 흐르는 물에 의해 윤택해지듯
          잿빛 수평선이
          띠처럼 걸린 노을에 아름다워지듯

          이들이 세상을 사랑하기에
          사람들은 세상을 덜 무서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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