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지나가는 등산길 너머로
험한 세상을 꿋꿋하게 버티느라 기묘한 형상이 되어버린...
그 아름드리 고목을 지나칠때마다
때론 감탄도,때론 탄식도 하게 하던 나무였는데.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을듯한,
불균형속의 균형.
참...저리 자라기도 쉽잖지.
어제 지나치며 본 모습은 나를 참 착잡하게 만들었다.
모진 세월 살아내느라 속이 허술했던지
전날 대차게 불어대던 그 강풍을 기어이 이겨내지 못하고
이내 뚝!! 부러져 있었다.
세찬 바람이 불어대고 안개가 자욱히 깔린 산등성이에서 마주한 그 모습에
잠시 호흡이 정지됨을 느끼며...
귀한 벗을 잃은 마냥...허해지던 마음.
부러져 잘리워 나간 나뭇가지야 한둘이랴 마는
소리없는 내 조용한 시선을 늘 보내던 나무였기에...
누군가
의미를 함부로 부여치 말라...했지만
나는,
하산하는 내내 나무의 재생을 빌었다.
나무가...나무가 아닌것 같은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