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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에 담은 이야기

비둘기

by bigmama 2009. 4. 28.

 

 

 

 

며칠 전에 신문을 읽다보니

비둘기가 인구 대비 너무 많이 서식하고 있어서

앞으로는 먹이를 주지 않기로 했다는 기사가 있더라.

이른바 굶겨 죽이기 작전.

 

교각이나 건물 등에 일(?)을 보는 비둘기라

그 배설물 때문에 시설물은 부식되어 가고

 

조류독감이나 이와 유사한 질병들이 창궐하고 있는 즈음에

야생 동물들이 그 매개체가 되는지라

이제 비둘기도 유해 조류로 전락하여

그 개체수를 줄여야 할 수 밖에 없는, 어쩔 수 없는 현실.

 

해서 내린 결정인가본데...

 

먹이가 많은 시내에 서식하는 비둘기는

일반 야생 비둘기가 일년에 1~2번 산란하는 것과는 달리

대여섯번 이상 산란한다는 기사를 읽으며.

 

격세지감이 느껴진달까?

88올림픽을 기화로 많은 비둘기들이 들어오고

평화의 상징으로 국민 정서상에도 지대한 영향을 준

다정한 비둘기.

 

비가 간간이 내리는 휴일 날.

성북동에서 칼국수를 먹고 나서

산책삼아 들른 와룡공원.

 

그곳 정자에서는

아이 둘을 데리고 나온 한 가족이 간식(컵라면 등)을 먹고 있었는데

아빠되는 분이 옹기종기 모여든 비둘기들에게 열심히 라면을 나눠 먹이고 있더라.

저 분도 필시 그 뉴스를 알고 있을터인데...

 

그래서 더 정성껏 비둘기에게

라면을 먹였는지도 모르겠다.

 

사람만 있으면 먹을거리가 있는 줄 알고

내 곁으로도 모여드는 비둘기들이 그날 따라 어찌나 안쓰럽던지.

 

비를 맞아 까칠해진 비둘기들의 모습을

그냥 한동안 바라보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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