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신문을 읽다보니
비둘기가 인구 대비 너무 많이 서식하고 있어서
앞으로는 먹이를 주지 않기로 했다는 기사가 있더라.
이른바 굶겨 죽이기 작전.
교각이나 건물 등에 일(?)을 보는 비둘기라
그 배설물 때문에 시설물은 부식되어 가고
조류독감이나 이와 유사한 질병들이 창궐하고 있는 즈음에
야생 동물들이 그 매개체가 되는지라
이제 비둘기도 유해 조류로 전락하여
그 개체수를 줄여야 할 수 밖에 없는, 어쩔 수 없는 현실.
해서 내린 결정인가본데...
먹이가 많은 시내에 서식하는 비둘기는
일반 야생 비둘기가 일년에 1~2번 산란하는 것과는 달리
대여섯번 이상 산란한다는 기사를 읽으며.
격세지감이 느껴진달까?
88올림픽을 기화로 많은 비둘기들이 들어오고
평화의 상징으로 국민 정서상에도 지대한 영향을 준
다정한 비둘기.
비가 간간이 내리는 휴일 날.
성북동에서 칼국수를 먹고 나서
산책삼아 들른 와룡공원.
그곳 정자에서는
아이 둘을 데리고 나온 한 가족이 간식(컵라면 등)을 먹고 있었는데
아빠되는 분이 옹기종기 모여든 비둘기들에게 열심히 라면을 나눠 먹이고 있더라.
저 분도 필시 그 뉴스를 알고 있을터인데...
그래서 더 정성껏 비둘기에게
라면을 먹였는지도 모르겠다.
사람만 있으면 먹을거리가 있는 줄 알고
내 곁으로도 모여드는 비둘기들이 그날 따라 어찌나 안쓰럽던지.
비를 맞아 까칠해진 비둘기들의 모습을
그냥 한동안 바라보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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