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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아로니아 따기

by bigmama 2016. 8. 1.

아로니아의 수확시기는 한여름이었다.

모든 열매는 다 가을에 수확하는 줄 알았는데

아로나아는 예외더라.

 

아로니아밭에 가기 위해

긴팔남방에 긴바지를 입고, 모자도 쓰고 머플러로 복면을 하는 등

나름 단단히 옷차림을 하고 나섰는데도

약을 치지 않아서 벌레가 많다며 기피제를 옷 위로 마구 뿌려주신다.

 

무더운 낮은 피하고 이른아침과 늦은 오후에만 땄는데

송알송알 달려있는 아로니아 따기가 어찌나 재밌던지

2시간여 따면 한바구니가 가득찼다.

이렇게 오전 오후로 한바구니씩 땄으니

머무는 동안 네바구니를 딴 셈..뿌듯..

 

 

 

 

 

 

 

 

 

 

 

 

아로니아에 지어진 벌집..

 

 

 

아침 저녁으로 노동(?ㅋ)을 한 후엔 꼭 토마토 쥬스를 마셨는데

어찌나 맛있던지 항상 2잔씩 마셨다.

돌아올때 이 흑찰토마토도 싸주셔서 집에서도 쥬스를 만들어 먹었는데

왠지 그때의 그맛이 아니다.

 

 

 

저녁엔 오손도손 둘러앉아

깨끗히 씻어 놓은 아로니아의 꼭지를 따며 담소를 나누었다.

 

 

 

 

 

 

 

이른 아침에 주변을 산책했는데 새벽에 비가 내렸는지

축축히 젖은 대지는 풀내음으로 가득했다.

잠을 잘 못잤는데도 5시도 안되어 눈이 떠지다니..

그래서 그런지 시골의 하루는 엄청 길게 느껴지더라.

 

 

 

아침에 아로니아 한바구니씩 따놓고

뜨거운 한낮엔 드라이브하며 충주 구경..ㅎ

 

 

 

 

 

충주댐.

유람선을 타보자고 했는데 선착장이 썰렁해서 관뒀다.

 

 

 

 

 

이 뉘 보금자리였을까..

버리고 간 둥지 속엔 아로니아 두알이 들어 있었다.

 

 

 

하루만 머물고 가려고 했던 것이 이틀을 머물게 되었다.

생전 처음 해보는 아로니아 따기가 재밌어서

아로니아밭을 열심히 돌아다녔는데

하룻밤 자고 났더니 두다리에 빨간 발진들이 엄청나게 돋았다.

풀독이라네..

 

더 심해지면 병원에 가야한다는 말에 덜컥 겁이 났지만

다행이 악화되지 않고 잘 아물어 드는 것 같다.

살성이 약해서 늘 벌레를 무서워 했건만

벌레보다 더 무서운 풀이라니..

 

시골생활을 경험하면서 뜻밖의 상황을 겪긴 했지만

자연에 동화되어 지낸 며칠은

힐링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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