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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이야기

북촌-추억여행

by bigmama 2016. 12. 2.

아이들이 출국하기 일주일여 전에

집안어른들께 작별인사를 드리는 자리를 가졌다.

 

외국생활에선 자주 접하기 어려운 한식이어서

내손으로 해먹이고 싶었지만 힘이 딸려서 버거웠던 차에,

<향가>는 집에서 차린 상차림처럼 친근한 메뉴에다 

푸짐하고 맛깔스러운 음식이 나오는 곳이어서

내 서운한 마음을 어느정도 덜을 수 있었다.

 

 

 

 

현대건설과 마주한 막다른 골목에 있는 한정식집인데

오래된 집이라 외양은 허름하지만 음식은 괜찮다.

완전 집밥스타일..

 

 

 

인당 2만5천원..

마지막에 나오는 식사는 누룽지와 함께 된장찌개가 나온다.

 

 

 

밥을 잘 먹었는데도

진한 카푸치노 한잔을 들이켰다.

마음이 허했는지도 몰라..

 

 

 

 

아들내외는 볼일때문에 먼저 가고

둘째형님 내외도 약속이 있으셔서 가시고

큰형님 내외와 우리 부부는 북촌을 걷기로 했다.

이렇게 걸으려고 아예 편안한 차림으로 나오셨단다.

 

이제 추억여행에 나선다..

북촌에는 남편이 어린아이였을 때 살았던 집이 있었다.

10여년전에 남편과 북촌을 산책하면서 그 집을 찾아보기도 했는데

집은 안보이고 낯선 건물이 보여서 긴가민가하고 돌아선 적도 있다.

오늘 다시 추억을 찾으며 시간여행을 한다.

 

 

 

 

이곳은 정독도서관 맞은편 골목길.

이 길을 조금 걷다가 왼쪽으로 나있는 골목길로 다시 접어들면...

 

 

 

이곳 동이름은 화동이다.

그옛날 살던 집은 99간짜리 한옥이었다고 하는데

호떡집 맞은편의 한옥이 있던 자리엔 현대식 건물이 멀뚱 서있다.

이 건물도 꽤 오래전에 세워졌지 아마..

옆집한옥들은 세월을 머금은채로 아직도 그대로 있는데..

 

옛 한옥집엔 멋진 소나무가 많았다고 한다. 

뒤뜰도 참 아름다웠다고 한다.

옛집을 설명해 주시는데로 머릿속에서 그려보니

정말 아름다웠을 것 같다.

 

애들 교육시키고 먹고살기 위해 그집을 팔았다는데

생각할 수록 그 집이 너무 아깝기만 하다...

 

 

 

호떡집에서 호떡 하나씩 사들고 옛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우리들의 대화를 듣고있던 호떡집 사장님이 자기도 이곳 토박이라며 반가워한다.

참,이 집 호떡이 유명하다네요.

 

 

 

나어릴 때 살았던 동네는 거대한 아파트단지가 되어

추억할 흔적도 별로 없는데

형님이 어린시절 살았던 동네는 아직도 그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아마도 둘러볼 때마다 감개무량하실거라는.

 

 

 

 

 

이제 또 다른 추억을 찾아서..

 

 

 

정독도서관 옆 골목길을 걸으며..

 

 

 

 

 

 

 

 

 

저어기 경복궁이 보이고..

 

 

 

 

 

이 길을 걷다가..

 

 

 

경사가 꽤 되는 한 골목으로 올라간다..

 

 

 

그렇게 남편이 옛기억을 더듬으며 찾아간 집.

이 집은 지금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곳은 시외삼촌이 사셨던 집이라네.

남편이 중학생때 가끔 찾아왔기에 그나마 기억이 남아있는데

큰형님은 그간 아무리 찾으려 해도 도통 모르겠더란다.

시외삼촌은 내 결혼 전에 돌아가셔서 얼굴도 못뵀지만

방배동에서 사셨다.

 

 

 

공사중인 집안에 들어가서 잠시 둘러보았는데

형님의 목소리가 점점 들뜬다.

기억을 되새기며 여러 이야기를 해주시는 그 표정에도 아득한 그리움이 일렁였다..

 

 

 

지붕사이로 보이는 하늘은 그때도 이런 모습이었겠지..

 

 

 

 

 

 

 

 

 

 

 

 

 

 

그간 간간히 들렀던 북촌이었지만

이렇듯 꼭대기까지 둘러보지도 못했고

더군다나 그냥 구경삼아 거닐었던 길이었기에

아마 방관자의 입장이었달까..

 

그랬던 곳이

추억을 들으며 추억을 찾아다니는 동안

더 친근해지고 더 가까이 다가왔다.

이젠 간접적이나마 당사자의 입장이 된 것이다.

추억은 소중한 것..

추억이 있기에 더욱 정겨운 곳..

 

 

기억도 희미해질 먼훗날에

이곳에서라도 눈으로 더듬으며

추억할 수 있으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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