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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 이야기

말라가 이틀째 밤

by bigmama 2017. 5. 16.

 

 

미하스 관광을 끝내고 말라가의 숙소로 돌아오니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

뜨거운 햇살에 종일 시달린터라 먹구름이 드리워진 하늘도 반갑더라는..

 

 

 

 

어둠은 점점 내려앉고..

 

 

 

식당으로 내려가 맛있는 저녁을 먹으며

일행들과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내고..

 

 

 

그리고 밤산책에 나섰다.

 

 

 

매직아워 시간대의 해변.

짙은 코발트빛의 바다와 하늘은 또 얼마나 매력적이던지..

 

 

 

주인과 함께 저녁산책을 나온 강아지 한마리가 신나게 뛰노는 모습을 보고

무작정 "메리~"하고 부르며 손짓했더니 날 바라보고 방싯 웃는다.

정말 메리가 이름이었던겐가...? 곰곰..

 

 

 

 

오늘밤엔 말라가 뒷골목을 둘러보기로 했다.

친구들과 여행을 가면 밤산책은 꿈도 못꾸고 숙소에서만 머무는데

남편과 함께하니 두려운 것이 없어서 좋았다.

<남자>라는 사람의 힘을 세삼 절감하게 되더라는.

 

 

 

 

그래서 거침없이 돌아다녔다.

이 골목안에는 많은 음식점들이 모여 있는 이른바 먹자골목이었는데

중국 음식점의 불밝힌 홍등이 시선을 끌었다.

 

 

 

인도 음식점도 있고,

 

 

 

재패니즈 음식점도 있고, 이태리 음식점도 있는데

우리나라 음식점은 아쉽게도 보이지 않았다.

몇몇 음식점에서 호객을 하기도 했지만 가볍게 거절..

 

 

 

먹자골목을 나오며 또 한컷.!

골목안에 여러 음식점들이 모여 있어도 정리가 잘 되어 있어서 깨끗했다.

 

 

 

어제의 산만했던 분위기와 달리 잘 정돈된 조용한 밤거리를 걷다가..

 

 

 

어제 들렀었던 카페를 발견하곤 또 착석.

내일 아침에 이곳을 떠나면 다시는 못올테니까..

 

 

 

날씨가 좀 쌀쌀하긴 했지만 늦은 밤에 커피를 마시기도 뭐해서

산미구엘을 한잔씩 시켜놓고 먹는 둥 마는 둥 홀짝거리고 있는데

급기야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길거리 좌판 상인들이 다급하게 물건들을 챙기는 모습을 보면서

비가 금새 잦아 들기를 기다렸지만 빗줄기는 점점 더 거세지고..

 

 

 

 

천막지붕만 있는 노상카페다 보니

앉아있는 좌석까지 동서남북으로 빗방울이 들이치는데

우산도 없으니 천상 비가 잦아들 때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시간이 지나도 빗줄기는 가늘어질 줄 모르고..

하염없이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말라가의 이틀째 밤이 깊어갔다..

 

 

여행의 추억은 그런 것 같다.

유명 관광지나 유적지를 한 곳이라도 더 보려고 애쓴 기억보다

이런 뜻밖의 에피소드가 훗날엔 더 생생한 기억으로 남고 그리운 추억이 된다는 것..

 

글찮아도 내일은 모로코로 넘어 가는 일정이라서

맘이 설레이는데

이국의 노천카페에서 맞게 된 밤비가 낭만적인 추억까지 선사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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