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악팔각정에서 바라본 북한산.
하늘은 점점 높아만 가고 가을은 점점 무르익어가고..
파란 하늘이 너무도 이쁜 요즘은 그야말로 청명한 가을날이다.
말간 가을햇살을 받은 산천초목은 모두가 반짝반짝 빛이 났다.
형제봉 위에도 구름이 턱하니 걸쳐 앉았네..
말간 햇살에 발걸음도 가벼워져서 내처 더 걷기로 했다.
한들거리는 코스모스도 돌아온 가을이 즐겁단다.
한적한 북악 산책로를 걸어서 걸어서 성북구로 넘어간다.
하늘교 체력단련장에 들러
트위스트 기구로 허리도 풀어가며 헛 둘..헛 둘..!!
가을볕이 일렁이는 솔밭속의 하늘마루를 지나고
하늘교를 건너 일명 김신조 루트를 걷기로 했다.
하늘전망대에 올라 북한산을 오롯이 마주하고 눈맞춤..그리고 깊은 허그..
넓고 넓은, 깊고 깊은 속내가 느껴지는 늠름한 자태가 너무도 멋지다.
하늘전망대..이름도 근사하지 아니한가..
낮게 드리운 구름 아래로 보이는 미니어쳐같은 세상도 새로워 보였다.
소나무 틈 사이로는 바람이 흘러다녔다.
김소월님의 산유화도 나직히 읇어도 보고
드디어 호경암.
1.21 사태 격전지에 있는 호경암에는
청와대를 습격하기 위해 침투한 김신조 일당들과의 긴박했던 교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바위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총탄자욱은
아직도 아물지 못한 우리네 상처였고 고통이 느껴졌다.
호경암을 지나면 삼청동으로 가는 내리막길이기에
우리는 이곳에서 턴~하여 다시 오던 길로 되돌아간다.
이쁜 모습들이 자꾸 눈에 들어온 걸 보니
되돌아가는 마음에 여유가 생긴 모양이네..
다시 하늘 전망대에 들러 못다 푼 회포를 마저 풀어본다.
기막히게 아름다웠던 하늘..북악산..그리고 세상..
산 위에서 만나는 코스모스는 더욱 애틋하게 다가왔다..
되돌아 가는 길은 가을 내음 찾기..
투명한 가을빛도 좋았고
가을물이 들고 있는 잎사귀들도 이뻤고
갈바람에 춤추는 수크렁의 자유로움도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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