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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창릉천에서

by bigmama 2018. 3. 10.

 

 

우수가 지난 후 어느날.

북한산의 효자계곡에서 발원한 물이 흐르는 창릉천 주변을 산책하다가 본 풍경이다.

아직은 겨울바람이 매섭던 때였다.

 

창릉천은 반쯤은 흰눈이 쌓인 얼음에 덮혀 있었고

올망졸망한 작은 바윗돌들이 개천바닥을 메꾸고 있는 황량하고 썰렁한 모습이었다.

그런 창릉천을 별 생각없이 무심히 바라보다가

갑자기 후드득 날아오르는 백로를 발견했지 뭔가..

 

오마낫~!

흰눈 속에 백로가 있을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창릉천에서 만난 백로.

후드득 날지 않았다면 아마 내 눈에 뜨이지도 않았을 건데..

살아 있는건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보였으므로.

 

 

 

 

날렵하게 착지한 백로는 조심조심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시선은 어딘가에 고정시킨 채.. 

 

 

 

 

가다 쉬다를 반복하는 백로따라 내 눈도 가다 쉬다..

 

 

 

 

백로의 시선 끝을 앞서 살펴보니 

얼음장을 스치며 흐르는 개울물만 남실남실 거릴 뿐인데..

 

 

 

 

그러다가 발견한 또 다른 백로 한마리.

와우~심봤다..

이 친구를 보고 그리로 가고 있는 중이었구나..

 

 

 

 

이 녀석도 거침없이 성큼성큼 앞으로 내달린다.

뒤따라 나도 총총..

 

 

 

 

 

그리하여

저쪽 친구에게로 가고 있나부다 지레짐작하며 지켜보고 있었는데..왠걸..

백로가 걸음을 멈춘 곳에는 뜻밖에도

여러마리의 청둥오리들이 여유롭게 물질을 하고 있었다.

내 눈에 돌멩이로 보였던 천둥오리들..

 

그러게..

아무 것도 없을거라고 함부로 생각하지 말라고 했는데

이젠 내 눈도 함부로 믿으면 안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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