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듯 비가 내리는 날이면 특별히 우울하지도 않은데
센치해지고 싶은 나.
그냥 그런 기분이 되는 것이다.
어떤 친구는 비가 오는 날엔 자동차의 네바퀴에 물보라를 일으키며 달리는 것이
그렇게 기분이 좋다고, 그래서 양평쪽으로 휭~ 나서기도 한다고 말하더만.
난 비오는 날엔 밖을 서성이기보다는
고즈넉한 여유를 즐기며 빗소리를 듣고 빗줄기를 보는 것을 더 즐긴다.
물론 아름다운 음악과 차 한 잔이 추가된다면 더욱 금상첨화!
나이가 들어갈 수록
못할 것도 없고 안될 일도 없을거라고 생각했던 젊은 시절이 있었다.
먹을만치 먹은 나이가 주는 자유로움을 동경했다고나 할까?
그만큼 스스로 제약 아닌 제약을 만들어 살아왔던 건지...
그런데 중년을 넘겨봐도
안되는 것과 할 수없는 것들은 여전히 많더라.
마흔의 끝자락 때던가...
이젠 술 좀 마셔도 될 나이라며 술을 권하고
나와의 술잔 교환에 흐뭇해 하던 남편의 진심이 무엇인가를 알게 되었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정작 '내 아내'라는 사람이 술 잘먹는다는 것은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었는데......그렇다고
그래서 안 마셨다기 보다는 술 맛을 잘 몰랐다는게 술을 가까이 하지 않았던
더 정확한 이유가 될 수 있었겠지만.
그런 그와 이제는 일상적인 얘기는 뒤로하고
가끔은
"인생"이나 "살아간다는 것" "나이먹음"에
대한 느낌이나 소회들을 주거니 받거니 나누다 보니 나도 그도 미처 느끼지 못했던,
아니,표현치 못했던 생각들을 알게 되어 흐뭇한 시간이 되더라.
교감한다는 것.
중년의 나이에 느끼는 허허로움은 바로 이런 감정이 그리운 걸 게다.
인간은 혼자다는 느낌이 원초적인 화두이긴 하지만
그래도
더불은 사람 덕에
조금은 메꾸어지지...싶다.
비는 신이 보내는 용서의 편지요,
신이 인간에게 보여주는 감미로운 휴머니티요,
외로울때 부르는 허밍 코라스라고
어느 작가는 표현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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