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있어 나이 먹음에 대한 아쉬움의 열병이 있었을 때가
서른 아홉이었다.
설익은 이십대보다는
아들 녀석 둘이 꼬물 꼬물하여 낮밤이 정신없던 시절인 삼십대를 마감하는 해.
유치원,초등학생의 학부모가 되어 뿌듯함을 느끼고
학부모로써의 긍지를 갖기 시작하던,
그리하여 결국은 고생 시작이었던 내 청춘의 황금기.
지금 생각해봐도 나의 삼십대는 별로 기억나는 것이 없다.
어쨋든,
여자 나이 마흔이면 다 된 인생인 줄 알았더랬다.
아이들 중.고등학교 진학으로 시작된,
입시 지옥을 치뤄야 하는 그 최고의 부담감을 등에 업고
40대를 이리 저리 살아왔으니
남들은 사십대를 마지막으로 보내야 했던 그 때의 마음은
너무 허망하고 우울 그 자체였다더만
어쩐일인지 나의 마흔 아홉은
그 고지를 무사히 잘 넘겼다는 안도감과 함께 찾아온 그 안정됨이 좋아서
쉰이 된다는 사실이 오히려 감격스럽기까지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여자 나이 마흔 세대도 꽃같은 세대였다.
이제 쉰 세대를 사는 나는
여전히 쉰 세대도 꽃같은 세대일거라고 믿는다.
어제 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의 내가 더 아름다울거라는 다짐과 최면을
내 스스로에게 걸며 그렇게 지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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