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내리던 비가 잦아들기 시작하던 토요일 오후.(어제)
행여나 벚꽃을 만날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무조건 벚나무가 많이 있는 북한산성 쪽으로 길을 나섰다.
완전 벚꽃 만나러 가는 길.
혹시나 하면서 찾아나선 길이었는데
길가를 밝히고 있는 화사한 모습에 눈이 번쩍..!
와..고맙습니다..
북한산성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무조건 북한산 둘레길인 내시묘역길로 들어섰다.
산봉우리는 피어오르는 구름에 가리워져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봄비에 한층 물오른 연두빛 새순이 어찌 이리도 고운지~
계곡에서 무리지어 피어 있는 산괴불주머니도 만나고
전원풍경을 즐길 수 있는 시골길 같은 둘레길.
봄 가을이면 늘 찾아오는, 내가 좋아하는 길이다.
그러다 만난 벚꽃 무리들..와우~
그동안 못보던 벚꽃밭이다.
누가 이곳에 벚나무를 심어 놓았는지
분명 복받으실 거라고..암만~
물기를 머금은 벚꽃은 엔딩이 왠말이냐고 그러는 듯
아직도 생생..
벚나무 사이를 거닐며 행복에 젖었던 시간
단풍잎도 고운 손을 내밀고
지나는 길에는 자목련도 한창이었다.
배시시 미소가 어여뻤던 자목련.
생각지 못했던 산수유도 아직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벚꽃이 활짝 핀 북한산로.
봄비에 떨궈진 꽃잎이 거리를 수놓았다.
서울과 경기도를 넘나들며 벚꽃 놀이.
이제 작별해야 할 벚꽃..
아쉬움에 걸어온 길 되돌아 보며 화사한 모습을 눈에 담았다.
그동안 오며가며 벚꽃을 많이 보았는데도
제대로 본 것 같지 않아서 아쉬웠던 벚꽃이었는데
다행이 이 봄이 가기 전에 이렇게라도 만날 수 있었으니
얼마나 행운인건지..
내년을 기약하며 뒤돌아선 발걸음도 가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