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을 만나 점심을 먹고 수다를 나누고..
바쁜 친구들은 먼저 떠나고..
남은 세명은 목적도 없이 계획도 없이 눈길이 닿는데로 인사동 거리를 돌아다녔다.
쌈지길 입구는 올해도 어김없이 능소화가 풍성하게 피었다.
기웃거리다 처음 들어가 본 골목.
인사동에 많은 골목이 있어도 늘 다니던 곳만 다니다 보니
한번도 안들어가 본 골목이 태반이다.
모습이야 대충 비슷하지만..
막다른 골목 끝에 있는 한옥이 예쁜 찻집.
다음에 들리기로 하고 찜..!!
인사동 골목이 아름다운 건 순전히 이런 친구들 덕분같다.
여전히 변함없는 골목도 드려다 보고
노점의 골동품에 눈길이 머문다.
사람은 나이를 먹을 수록 의미에 관심을 두게 된다고 하던가..
마땅히 둘러볼 전시회가 있나 살펴보다가 그냥 방랑만 하기로 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빠져나간 인사동 거리는 많이 한산했다.
어여쁜 젊은이 둘이 다정하게 포즈를 잡고 있는 모습을 보며
내 케리커쳐가 생각나서 혼자 웃었다.
마드리드의 마요르 광장에 있던 여화가가 그려준 순악질 여사를 닮은 케리커쳐..ㅎ
목적도 계획도 없으니 발걸음도 느려지고
어깨에 들어가 있던 힘도 절로 빠지고..
그러다 보니 심신이 아주 편안하고 자유로운 느낌이었다.
이방인처럼 그냥 구경만 하면서 거리를 걷다보니
낮익은 것도 새롭게 느껴졌다.
마치 여행자가 되어 여유로이 여행하는 것 같았던 느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