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가장 추웠다는 한파를 치르면서
보일 듯 말 듯 흩뿌리는 눈도 맞이하고..
며칠 사이로 완전히 바뀐 날씨가 진정한 겨울임을 온몸으로 느끼게 한다.
삼척여행 이틀째.
비는 어제 밤부터 아침까지 줄곧 내렸다.
수평선도 바람에 밀려 제 자리에 머물지 못하고 쉼없이 출렁 출렁...
따스한 불빛이 이른아침 추위를 녹이고 하늘도 서서히 밝아지건만
비는 그칠 생각 1도 없는 것 같고..
이튿날부터 본격적인 삼척 관광을 하기로 했는데 비가 내리다니...쯔..!
비오는 김에 사우나나 하자는 친구들 손에 이끌려 사우나실로 내려갔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니 전날의 피로가 말끔히 풀리는 기분.
상쾌한 기분으로 사우나를 끝내고 돌아오니 하늘이 훤히 밝았다.
비는 여전히 내렸다.
아침 식사후,
마트에서 우비를 하나씩 사입고 산책에 나섰다.
장미꽃으로 이쁘게 꾸며진 포토존에서 기념 사진도 찍고~
비내리고..바람불고..
뽀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거침없이 내달리는 파도.
그동안 여러 모습의 바다를 보았어도 이런 모습의 바다는 난생 처음이었다.
바닷가인데다,
비바람이 불어서 추울 줄 알았는데
의외로 춥지도 않았고 마치 봄날처럼 싱그럽고 푸근하게 느껴지던 날씨였다.
삼척을 넘어 동해시로 입성.
해파랑길은 부산에서 동해안을 따라 강원도 고성까지 770km의 해안 산책로라고 한다.
해파랑길 33코스는 추암해변에서 묵호역까지 총 13km.
절규의 몸부림이었을까..
환희의 춤사위였을까..
바다는 쉼없이, 거침없이, 맘껏, 자신의 생명력을 온몸으로 보여주었다.
드디어 촛대바위가 모습을 드러내고..
20여년이 지나 반가운 상봉..!
촛대의 늠름한 풍채는 여전했다.
예전엔 없던 데크길이 기암괴석 사이로 살포시 놓여있고..
바위와 함께 해무속에 잠긴 몽환의 순간들이 참 좋았다.
저 멀리 보이는 출렁다리도 건너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오늘은 출입금지.!
숙소로 되돌아 가는 길.
바람도 점차 호흡을 가다듬고..
바다도 조금씩 안정을 되찾는 듯..
빗속의 우중산책을 끝내고 따끈한 커피와 함께
로비 카페에서 잠시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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