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계속 내리는데..
마침 북평 장날이라고 해서 장구경이나 하자며 나선 길.
비가 와서 장이 제대로 설려나 걱정을 하면서도
딱히 숙소에 있는 것도 갑갑하여 네비양을 앞세우고 길을 나섰다.
네비양을 따라가다 만난 아름다운 길에서 잠시 멈춤!
비바람에 떨구어진 은행잎이 도로를 노랗게 물들여 놓았다.
북평민속시장은 정조 20년때부터 시작되어
2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전국 최대의 민속장이라고 한다.
3일,8일장이라는데 마침 28일이었으니
비는 내리지만 그래도 이 얼마나 행운인지..
예상대로 장마당 풍경은 많이 한산했다.
비에 젖은 빈자리가 을씨년스러워 보이던 장마당.
작은 우산에 몸을 의지한 채 손수 키운 농산물을 앞에 두고
지나가는 행인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많은 눈길들.
탐나는 야채가 많았지만 바로 서울로 올라갈 상황이 아니다 보니
우리로서는 그림의 떡이었다.
겨우살이라는데 노란꽃이 핀 모습이어서 신기했다.
싱싱한 노루궁뎅이 버섯은 구경만 하고 말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조금 사올껄 그랬다.
아직 맛도 못본 버섯인데..
싱싱해 보이는 곰치도, 가재미도 그저 그림의 떡.
그냥 돌아서기 섭하여
그나마 깨끗하게 잘 말린 반건조 참가재미 한바구니씩 사들었다.
근데 집에 와서 튀겨 먹으니 어찌나 맛있던지
두바구니 사올껄 그랬다고 후회를 했다네.
북평민속시장 국밥거리.
200여년 전통시장의 맥이 느껴지던 건물이 압권이었다.
강원도에 왔으니 감자 옹심이를 먹어봐야지요.
북평시장 상인에게 물어 물어 찾아간 옹심이집.
빗속을 거닐다가 따끈한 온돌 방바닥에 앉아
뜨거운 옹심이를 호호 불어가며 맛있게 먹고 났더니
몸이 녹지근 녹아내렸다.
그때는 정말이지 따끈한 방바닥에 드러누워서 한잠 푹 자고 싶었다.
일때문에 서울로 올라가야 하는 친구가 있어 이곳 주차장에서 헤어지고
다섯명이 한차에 타고 쏠비치로 귀환.
비는 내리지만 날이 저물기 전에
잠시 산토리니 광장이나 둘러보자고~!
그래,
잠시 쉬어가도 괜찮아..
삼척 여행 이튿날 밤이 깊어가고..
종일 내리던 비도 드디어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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