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나선 서오릉 산책이었다.
미세먼지 농도 좋음~!
초미세먼지 농도 좋음~!
늘 겨울만 되면 미세먼지가 심해서 동장군이 오기만을 기다렸는데
이번 겨울은 날씨가 푸근해도 미세먼지가 없으니 이 무슨 행운인지.
어쨋거나 눈은 안내려도 공기가 맑으니
그나마 위로가 되었다.
오랜만에 뵙네요~
서오릉은 아직도 깊은 겨울이었다.
그나마 이끼에 푸른 물이 올라 싱그런 내음 폴폴~~
하늘도 이쁘고~
경사진 산책로를 오르며
나도 모르게 심호흡에 몰두하게 되었는데..
요즘 잦은 외출을 하면서도
마치 금붕어가 입만 꿈벅거리듯 마스크 뒤에서 숨죽이고 다녔더니
가슴에 먼지가 소복히 쌓인 느낌이었더랬다.
후~우~ 후~우~
신선한 공기를 맘껏 들이키고 뱉어내며
마치 딱딱하게 굳은 밭을 갈아엎듯 폐의 저 밑바닥을 들쑤셔 훓어내던 심호흡.
세포 하나하나마다 산소가 가닿은 것 같은 신선함.
이 느낌, 얼마만이던지..
의도적으로 몰아쉬기 호흡을 하다가
요즘 인기 개그맨 유재석씨가 부르던 노래 가사가 문득 생각나 웃음이 나왔다.
싹 다~ 갈아엎어 주세요~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조리 싹 다~~
생각할 수록 가사가 웃기고 재밌다.
기분좋은 심호흡 후 찾아온 흐뭇한 만족감..
그렇게 심호흡에 몰두하다 보니 어느새 산책코스를 한바퀴 돌았다.
그래~!
코로나 바이러스가 잠잠해질때까지 당분간은
이곳에서 마스크없이 신선한 공기를 맘껏 들이키면 되겠다..!! 했는데.
왠걸요..
며칠 지나지 않아 다시 미세먼지 농도가 쑤욱 올라갔네요.
에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