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활동을 거의 피하고 지내다 보니 활동량은 줄어들었는데
꼬박꼬박 챙기게 되는 세끼 식사에,
무료함을 달래려 무의식적으로 간식거리를 손대다 보니
점점 몸이 부푸는 것 같다.
미세먼지까지 끼어들어서 날씨도 우중충했지만
걷기라도 해야 겠다고 나선 북악산책로.
북악산 팔각정도 많이 한산했다.
상점은 모두 문을 닫았고, 몇 안되는 산책나온 사람들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이제는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
마치 입에 재갈을 문 것만 같다.
북악스카이 웨이를 오가는 차랑도 전혀 없고~!
참 이상도 하지..
평소같으면 이렇게 한적한 모습이 말할 수 없이 좋았는데
지금은 인적이 끊어진 모습이 을씨년스럽게만 느껴졌다.
텅 빈 전망대에서,
족두리봉부터 보현봉까지
눈길로 산등성이를 더듬어 본다.
암봉으로 이루어진 족두리봉은 암벽구간이라서 암봉 바로 아래까지만 다녀왔고,
지금은 통행금지 구역이 된 보현봉이지만
예전엔 언제나 산행의 목적지였던 보현봉이었다.
이곳에서 보니 보현봉이 제일 의젓하고 풍채도 당당하고 멋지네.
그러고 보니 향로봉만 제대로 올라가보지 못했다.
강북구 구간인 하늘교에 다다르고
하늘마루의 체력단련장.
쉬고 있는 운동기구도 놀릴겸, 운동도 할겸,
간만에 하늘이나 걸어보자고~!
스카이워크타고 하늘걷기 10여분.
호젓한 산책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모습이 왠지 반가웠다.
열매라 부르리까 꽃이라 부르리까..
삭막한 숲에서 꽃처럼 어여쁘던 너.
또 다른 체력단련장 도착.
마스크를 쓴 몇몇 사람들이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다.
예전에는 슬쩍 구경만 하고 돌아갔는데
오늘은 노젓기 운동 5분.
마라톤도 5분여.
옆구리 운동 5분여.
언뜻 올려다 본 나뭇가지 위에는
까치집 두 가구가 사이좋게 마주보며 둥지를 틀었다.
이젠 서로 외롭지 않겠네..
드디어 북악산에도 봄이 스며 들었다.
파릇파릇 싱그러이 피어난 쑥.
손으로 살살 쓰다듬으니 향긋한 쑥향이 그윽하게 풍겼다.
해는 서산으로 향하고
코로나 박테리아 침입으로 불안에 떠는 인간세상.
그런 인간세상을 고이 품은 채 의연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북한산.
이 시간을 함께 견디어 주는 북한산이 고마워 맘껏 기대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