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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콧바람 쐬던 모임날.

by bigmama 2020. 3. 11.



코로나 바이러스를 피해 집콕하는 것이 일상이 되버린 요즘,

간 큰 아줌마들이 불안을 떨치고 모였다.

서울에서는 그나마 코로나 청정지역이라는 강북구의 북한산 자락 부근에서 만나

점심을 먹은 후 산책이나 하자며 찾아나선 걸음.

받쳐든 우산을 때리는 봄비소리가 좋았다.





손님들이 뜸한 음식점 한켠에 마주앉아

함께 한끼 식사를 하면서

코로나 때문에 뜬금없는 셀프 징역살이하던 그간의 심정을 나누며

평범하디 평범했던 지난 일상들이

얼마나 큰 행복이며 소중한 것이었음을 뼈저리게 공감하던 시간.





먼지 앉은 마음은 맑은 계곡물로 씻어 내자고~!





콸콸 내리꽂는 물소리에 귀도 씻자고~!





버들강아지가 전해주는 봄소식을 전해 받으며





청량한 공기도 맘껏 흡입.







봄비는 끊임없이 자박자박 내리고..





목욕재개한 나목도 기지개를 켜

봄맞이 준비에 나섰다.





물오른 나뭇가지에도 고운 빛깔이 깃들었다.




 

늦가을의 정취가 남아있는 고즈넉한 산책로.





미처 떠나지 못한 마른잎은 아직도 지난 추억을 가득 머금고 있다.





                                          



귀가하던 길.

정지 신호중에 무심코 고개를 돌리다가 마주한 적나라한 현실..!

우산을 받쳐들고 마스크를 사기 위해 약국을 둘러싸고 서있는 긴 행렬을 보니

다시금 맘이 착잡해졌다.

나도 이번엔 사야되는데 과연 성공할 수 있을려는지..






신호대기 중에 담벼락 밑에 수줍게 피어있는 산수유꽃을 보았다.

요즘은 반가운 봄꽃을 보면 설레임에 앞서 눈이 먼저 시려오니..

봄꽃도 이런 마음을 아는지 소리도 없이 조용히 피었나 보다.


대구 경북지방이 조금씩 수습되는 모습을 지켜보며 

이제 대충 잦아들겠다는 한줄기 희망이 있었는데

난데없는 폭탄이 서울에서 터졌다네.

에효..이제 더 옴싹달싹 못하게 생겼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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