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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산행 이야기

일선사 가는 길

by bigmama 2020. 3. 16.



날씨도 포근하고 햇빛도 좋은 주말.

늘상 편안한 곳만 산책하다가 모처럼 북한산 산행을 해볼까나 싶어

등산로 입구로 접어들었다.







세찬 봄바람이 나뭇가지에 걸려 파도 소리를 내며 춤추던 날.





                                  진달래 꽃망울도 제법 봉긋하게 부풀어 올랐다.





나목의 잔가지도 한결 보드랍게 느껴지고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산길.





                                   졸졸 흐르는 계곡물 소리에 봄내음 가득하고





꽃을 피운 물오리나무는 봄바람에 한들한들~~





회춘의 기쁨을 누리는 소나무가 반겨주는 길목을 지나고





                             이름이 뭐였더라..암튼,,

                             양지바른 곳에 핀 풀꽃도 꽃망울이 실하게 맺혔다.





봄의 전령사인 생강나무가 전하는 북한산의 봄소식.





                                다음주면 배시시 미소지으며 피어날 것 같다.

                                




가쁜 숨을 진정시키느라 쉬어가기를 몇번.

눈을 감고 서있으니 파도가 연주하는 바다의 교향곡이 들렸다.

일선사로 오르는 코스는 이런 경사진 길을 여러번 거쳐야만 한다.





                                        대문없던 일선사에는 임시 간이문이 생기고

                                        <묵언>이라는 글이 붙어 있었다.





경내는 고요속에 잠겨있고





                                  바다의 교향곡을 연주하던 봄바람도 이곳에선 묵언중인지

                                  풍경조차도 미동이 없다.





저멀리로는 남산타워가 꼿꼿히 서있고,

그 앞에는 북악산의 여유로운 능선과 그 위에 살포시 앉아있는 팔각정에다

북한산에서 내리 뻗은 형제봉 능선의 힘차고 굵직한 한 획이 어우러져

마주하는 기쁨이 감동이 되는 곳.

내가 일선사 코스를 선호하는 이유는

순전히 이 전망을 구경하기 위해서라고나 할까.





일선사에서 나오니

산에 오르면서 얼핏 눈에 띄었던 개 한마리가 우리를 따라 왔는지

길목에 서있다.


사람 눈도 제대로 마주 보지 못하고 잔뜩 주눅든 모습에다

얼마나 굶었는지 배는 홀쪽한데

처량한 눈빛은 곧 울것만 같은 표정이었다.





                             간단하게 나오느라 먹을꺼리를 별로 챙겨오지 않아서 난감하던 차에

                             마침 가방에 있던 초코파이 한개가 생각나 꺼냈더니

                             부스럭 소리만 듣고도 내곁으로 가까이 다가온다.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초코파이는 개눈 감추듯 금새 사라졌다.





안녕~ 손을 흔들며 돌아선 나를 보는 눈빛이

어찌나 슬퍼 보이던지..





내리막길을 내려가다가 뒤를 돌아보니 아직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자식 놔두고 가는 것마냥 무거웠던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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