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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첫 휴가

by bigmama 2010. 1. 7.

 

 

 

우리집 군바리가 드디어 첫 휴가를 나올 예정이다.

근 5개월여 만에.

'군바리'...

이 단어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실 분들도 많겠지만

내 아들 둘 중,

한때 군바리 신분이었고, 현재 군바리인 탓인진 몰라도

나는 이 '군바리'란 단어에 무척 진한 애정을 느낀다.

 

우리집 예비군께서(?) 하는 말이

첫 휴가 나왔을때,

서울 터미널에 내려 맡아 본 그 알싸하고 탁한 서울 내음이 그렇게 좋았단다.

지나치는 아가씨들은 왜그리도 이쁘던지...??

자꾸 눈이 그리로만 돌아가더라고...ㅎㅎ

 

아..맞아...내가 여기에서 살았더랬지...

서울에 두 발을 디딘 감회가 아주 남다르고 새롭더라네.

그래 그게 고향인게지...

 

지금도 그 당시를 생각할 때면 그 감격과 설레임이 고스란히 느껴지는지 

눈까지 지긋해지고 게슴츠레해지고...

그 부푼 마음을 어찌 다 헤아려 볼 것이며

첫 휴가의 흥분을 도당체 이 에미가 얼마나 짐작하리오.

 

그래...그랬었구나...그랬을거야...

멀리 집 떠난 적이라곤

시집을 와서 고작 남편 그늘에 안주한 나로서는

아들의 그 복잡미묘한 감정을 어찌 온전히 이해할 수가 있겠는가?

 

앞으로 남은 며칠.

우리 군바리의 시계는 얼마나 더디가고 있을까?

그곳에도 폭설이 내렸으니 혹한에 눈 치우느라 고된 하루 하루겠거늘.

그래도

국방부의 시계는 계속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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