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군바리가 드디어 첫 휴가를 나올 예정이다.
근 5개월여 만에.
'군바리'...
이 단어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실 분들도 많겠지만
내 아들 둘 중,
한때 군바리 신분이었고, 현재 군바리인 탓인진 몰라도
나는 이 '군바리'란 단어에 무척 진한 애정을 느낀다.
우리집 예비군께서(?) 하는 말이
첫 휴가 나왔을때,
서울 터미널에 내려 맡아 본 그 알싸하고 탁한 서울 내음이 그렇게 좋았단다.
지나치는 아가씨들은 왜그리도 이쁘던지...??
자꾸 눈이 그리로만 돌아가더라고...ㅎㅎ
아..맞아...내가 여기에서 살았더랬지...
서울에 두 발을 디딘 감회가 아주 남다르고 새롭더라네.
그래 그게 고향인게지...
지금도 그 당시를 생각할 때면 그 감격과 설레임이 고스란히 느껴지는지
눈까지 지긋해지고 게슴츠레해지고...
그 부푼 마음을 어찌 다 헤아려 볼 것이며
첫 휴가의 흥분을 도당체 이 에미가 얼마나 짐작하리오.
그래...그랬었구나...그랬을거야...
멀리 집 떠난 적이라곤
시집을 와서 고작 남편 그늘에 안주한 나로서는
아들의 그 복잡미묘한 감정을 어찌 온전히 이해할 수가 있겠는가?
앞으로 남은 며칠.
우리 군바리의 시계는 얼마나 더디가고 있을까?
그곳에도 폭설이 내렸으니 혹한에 눈 치우느라 고된 하루 하루겠거늘.
그래도
국방부의 시계는 계속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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