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은 사람들의 취향도 달라지게 하는 것 같다.
친교모임은 별로 탐탁스러워하지도 않았는 데다
트로트는 잘 알지도 못했고
가요를 불러도 클래식스럽게 부르는 친구였는데,
그동안 미스터 트롯을 얼마나 열심히 시청했던 건지
모임날, 김호중 찐 팬이 됐다고 자랑하며
김호중 신곡 CD를 한 장씩 돌린다.
나도 김호중이 부르는 노래 스타일을 좋아하지만
팬클럽에 가입할 정도의 열의는 부족한데
대학 강단에 서는 이 친구는
제자 같은 젊은 가수에게 보내는 열정이 대단했다.
얌전하게 앉아서 조용히 얘기하던 예전 모습은 사라지고
밥 먹는 것도 잊은 채
팬클럽에 대한 이야기를 조잘조잘 전해주는 입이
완전 귀에 걸려있다.
눈빛도 완전 초롱초롱해지고..ㅎㅎ
행복해지려면 무언가 몰입할 대상이 있어야 한다고 하던데
정말 그 말이 맞나 보다.
김호중 씨를 구심점으로 공감대를 형성한 이들이니만큼
팬카페의 커뮤니케이션이 무척 즐겁다고 했다.
모르는 사람들임에도 세상 누구보다 친숙하게 느껴지는 건
아마도 공감이라는 감정이 밑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김호중의 신곡은 트롯을 벗어난 발라드풍의 노래가 대부분이었다.
성악으로 다져진 남성적인 강직한 음색에다
풍부한 성량과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부르는 발라드는
무척 애절하게 들렸다.
발라드답게 사랑노래가 주를 이루는데
노래를 듣다 보면 그의 애절한 음색에 취해
이 나이에도 감성 촉촉..!!
근데,
사랑과 이별의 아픔을 노래한 신곡들이 많아서
대부분 노래가 슬픈 느낌인 것이 옥에 티라고나 할까..
힘들고 외롭게 자라 오늘에 이르기까지 맘고생도 많이 했던 김호중.
그런 김호중을 격려하고 아끼며
그와 함께 가는 미래를 꿈꾸는 나이 먹은 아지매의 열정이
얼마나 귀엽고 반짝여 보이던지..
난 나훈아 팬클럽에 가입할 거라고 우스개 소리를 하긴 했지만
새로운 경험은 인생을 빛나게 하는 활력소가 되고
새로운 경험이 선사하는 감동 또한 대단할 것이다.
외부활동이 뜸해지면서 새로운 자아 찾기에 고민하던 요즘,
뒤늦게 다육이에게 관심을 쏟게 되면서
알게 되는 다육이 세상은
나에게 새로운 경험이었고
내 일상에 불어넣은 신선함이었으니,
어쩌면 나 역시
팬데믹의 영향을 톡톡히 받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김호중 씨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애인이 되어 줄게요>는
신곡 중 유일하게 트로트풍으로 부른 경쾌한 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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