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창밖을 내다보니
하얀 옷자락을 걸치고 있을 줄 알았던 나무들이
완전 맨몸으로 덜덜 떨고 있다.
그 많은 눈은 다 어디로 간 게야..
놀이터에 나가봤더니
아무도 찾아오지 않은 듯 발자국 하나 남겨있지 않고
찬 바람만 휭..
놀이터 한 바퀴 돌며 온기 나누기..
그나마 내 발자국이라도 남겨 놓으니 덜 외로워 보였다.
오후에는 북악 산책로를 걸었다.
동장군의 위세가 등등했지만
곰처럼 완전무장하고 나왔더니 춥게 느껴지지 않았다.
간밤에 통행금지였던 스카이웨이는 눈가루 한 톨 없이 말끔.
그나마 산책로에 눈이 남아 있어서 다행..
눈은 쌀가루처럼 포슬포슬해서 미끄럽지 않았다.
오랜만에 마주한 북한산.
장승 부부의 해맑은 웃음이 오늘따라 더 정겨웠다.
오랜만에 이곳에서 사진도 한 장 찍고~!
인적 없는 팔각정에는 태극기만 힘차게 펄럭이는데,
무수한 발걸음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쨍한 찬 공기에 머리가 맑아지고 개운한 느낌..!
코끝에 엉기는 삭풍이 매서워
빨리 이별하고 싶었던 마스크가 더없이 고마웠던 산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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